대선 출마선언 기점 지지율 반등 못하면 역전 어려워

오는 22일 19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 대선 출마선언을 기점으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정(51) 충남지사가 22일 서울 대학로 극장(굿시어터)에서 19대 대통령선거(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란 제목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동안 이어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 중계하면서 현장 외에 온라인으로도 질문을 받고 이에 답하는 ‘쌍방향 소통’을 콘셉트로 잡았다.

극장 내 좌석은 360석인데, 절반은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을 받고, 절반은 직능 및 세대별로 한국 사회의 아젠다를 상징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정해 초청할 계획이다.

'5시간 마라톤 국민토론', 지지율 반등 터닝포인트?

일부에서는 이번 대선 출마선언이 안 지사의 본선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마지막 승부수’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이번 대선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당내 강력한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꺾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앞서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충청권 지방 일간지가 지역민을 대상으로 조사해 새해 첫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가 ‘문재인-이재명’에 뒤진 것에 대해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도 지역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그건 자존심이 아닌, 자질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지금 여론조사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안희정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

지난 1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1월 3주차 주중집계표. 안 지사는 4.0%로 전주 대비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하는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결과 그동안 보합세로 유지되고 있던 5%대 지지도마저 흔들리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일보> 조사결과를 보면 안 지사는 3.9%로, 1위인 문 전 대표 (31.4%)와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당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9.5%)에도 처지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1월 3주 주중집계에서도 안 지사는 4.0%로 전주(4.9%) 대비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문 전 대표는 28.1%로, 전주(26.1%)보다 2%포인트 오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19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소위 말하는 대세론이란 건 어떤 선거 때나 다 있었던 이야기"라며 경선 국면에 돌입하면 ‘뒤집기’가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과 이를 통한 ‘이변과 기적’이란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

정책 분야에서도 타 주자와 공조(남경필 ‘행정수도 이전’)하거나  타 주자 정책을 포퓰리즘(박원순·이재명 ‘기본소득보장’, 문재인·이재명 ‘군복무 단축’)으로 평가 내릴 뿐, 안 지사만의 ‘공약’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와 관련해서도 안 지사는 정부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발언으로 중도 보수 진영에서는 환영을 받았지만,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진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권퇴진충남지역 비상국민행동은 17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희정 지사는 촛불민심에 역행하고 평화안보를 위협하는 사드배치 발언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분명한 이념적 노선, 뚜렷한 정책비전 내놓아야"

안 지사가 지난 9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백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안 지사 예비캠프 홍보역인 김종민 의원은 19일 정부(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사드 관련 콘텐츠 업계 설문조사 결과’자료를 토대로 “정부의 사드 배치결정으로 인해 콘텐츠 기업 80.6%가 중국과의 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안 지사의 최측근이 정부의 사드 배치결정으로 중국과 교류하는 우리 콘텐츠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이 크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옹호하는 발언도 경선 국면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지켜볼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수성향의 한 정치학자는 “안 지사는 이미 문재인 전 대표의 섀도캐비닛(예비내각)에 들어갔다”고 단정한 뒤 “대선출마 선언도 그가 20% 지지율을 갖는 후보라면 그 장소에서 하겠나.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며, 모험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지사가 차차기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이번 출마선언을 통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무엇보다 분명한 이념적 노선과 뚜렷한 정책비전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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