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시험 개편 후 '합격률 90%에서 10%로 뚝'

대전운전면허시험장 기능시험장 전경.

26일 대전시 동구 대별동 도로교통공단 대전운전면허시험장.

‘33호차 불합격입니다’ 안내음이 면허시험장에 울려 퍼졌다.

33호 차량으로 운전면허 기능시험에 응시하던 한 대학생은 시동을 걸지 못해 단 1m도 나가지 못하고 차량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 학생은 아쉬운 마음에 감독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것을 호소했지만, 결국 실격됐다.

그 뒤로 운전면허 시험장에는 ‘불합격입니다’라는 안내음이 수시로 울려 퍼졌다.

지난 2011년 6월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교통사고 위험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물면허시험’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면허 취득이 너무 쉽다보니 연습면허를 받고도 도로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다시 장내에서 추가적으로 연습하는 사례가 많았다.

앞으로는 이 같은 일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2일부터 ‘물면허시험’이 ‘불면허시험’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운전면허시험이 바뀐 지난 22일 이후 운전면허시험 합격률이 개편 전 90%이상에서 개편 후 10% 내외로 현저히 낮아졌다.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운전면허시험은 필기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으로 나눠 치러진다.

우선 필기시험 출제 문항 수가 대폭 늘어났다.

기존에는 문제은행 출제 730문항 중 40문제를 50분 안에 푸는 식이었지만 이제는 출제 1000문항 중 40문제를 50분 안에 푸는 형식으로 변경됐다.

추가된 문제에는 보복운전과 같이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인 사항들과 이에 대한 법령을 반영한 문제들이 추가됐다.

따라서 필기시험 전에 미리 풀어봐야 할 문제, 그리고 알아둬야 할 내용이 많아짐에 따라 한 번에 합격하는 응시자들의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시험이 장내 기능시험이다.

기존 장내 기능시험의 경우 50m를 운전하면서 장치조작, 차로준수 등을 살펴보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주행 거리가 300m로 늘어났다.

주행 거리가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평가 항목도 늘어났다.

개정되는 장내 기능시험에는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직각주차, 전진가속 평가항목이 추가됐다.

일명 T자 코스라고 불리는 직각주차코스는 없어졌다 이번에 다시 부활했고, 도로폭도 3.5m에서 3m로 좁아졌다.

운전면허 응시차량이 직각주차(T자 코스)에 진입하고 있다.

장내 기능시험 의무교육시간도 기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증가됐다.

도로주행 시험은 의무교육시간 6시간으로 이전과 동일하고 평가항목을 85개에서 57개로 줄었다.

과거와 달리 차량 성능이 향상되면서 필요 없는 항목은 삭제했고, 대신 어린이보호구역 운전, 긴급자동차 길 비켜주기 등 안전 운전을 위해 필요한 항목이 추가됐다.

특히, 감점 점수가 높아지면서 한 번의 실수에도 점수가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운전면허시험장 면허시험부 김은혜 과장은 “과거 운전면허시험이 너무 쉬워 도로 주행 시 사고위험이 높았고, 주변 교통방해도 심했다”며 “이번 운전면허시험 개편으로 합격률은 많이 떨어지겠지만, 예비운전자들이 다양한 운전 환경을 경험해볼 수 있어 사고위험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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