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하려면 파견경찰 반드시 필요” 주장

지난 2014년 디트뉴스24 인터뷰 당시 황운하 경무관. 자료사진

경찰 수사권독립의 전면에 서 온 황운하 경찰대 교수부장(54·경무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규명할 ‘박영수 특검’에 파견 경찰로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 경무관은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말 계급정년을 앞두고, 두 가지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하나는 경찰청 수사국장이고, 다른 하나는 특검에 파견경찰로 나가 근무하고 싶다는 것.

이 같은 황 경무관의 페이스북 글은 4일 밤 9시 현재, 1300여 개의 ‘좋아요’와 260개 응원 댓글이 붙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수사국장은 황 경무관의 오랜 꿈이었다. ‘경찰청 수사국장’은 검찰과의 관계를 바로잡을 ‘수사권 독립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기 때문이다.

황 경무관은 페이스북에 “왜곡된 검찰과의 관계를 바로잡아 수사경찰의 정당한 자긍심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수사경찰을 대표하는 수사국장의 확고한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수사국장의 역할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며 “인사 때마다 거듭된 모욕을 겪으면서도 조직에 남아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수사국장에 대한 꿈)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황 경무관은 또한 “(박영수) 특검에서 요청이 온다면 파견 경찰로 일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전·현직 검찰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파견경찰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황 경무관은 1962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대전고를 졸업한 뒤 경찰대 1기로 졸업했다. 2008년 대전 중부경찰서장 재직시 유천동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여 유명세를 탔으며, 2010년 서울청 형사과장, 송파경찰서장 등을 거쳐 2011년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대전청 1, 2부장을 거쳤으며 현재는 경찰대 교수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다음은 황운하 경무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25년전 경감계급으로 일선 경찰서의 형사계장으로 일하며 보람도, 좌절도, 분노할 일도, 슬퍼할 일도 많이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로서의 삶에 뚜렷한 목표지점을 설정했었다.

그것은 경찰청 수사국장이었고, 계급보다는 직책 자체가 목표였다. 왜곡된 검찰과의 관계를 바로잡아 수사경찰의 정당한 자긍심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수사경찰을 대표하는 수사국장의 확고한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 생각했던 수사국장의 역할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인사때마다 거듭된 모욕을 겪으면서도 조직에 남아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검찰출신 민정수석이 있는한 수사국장은 커녕 승진자체가 기대난망이니 차라리 정치권에 진출해서 일을 도모하는게 빠를것이라는 조언을 들으면서도 그래도 싸워야한다고 생각했고, 마침내는 이겨낼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왔다.

그래서 사실상 경찰자체 판단으로 이루어졌던 이번 인사에 대한 기대가 컸었고, 그러기에 아픔도 컸었다. 가슴에 불이 나는것 같아 며칠을 평상심을 지키기가 어려웠다.

이제 내년 연말 계급정년을 앞두고 어쩌면 마지막 보직일수도 있는 인사를 앞두고 있다.

두가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어떤 직책이든 수사구조개혁 업무에 힘을 쏟을수 있는 보직이 주어지길 희망한다. 내년의 시대정신 중에는 검찰개혁을 빼놓을수 없다. 검찰개혁은 수사구조개혁의 또 다른 이름이다.
검찰과 정치권과 언론과 조직내부를 상대로 한 경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두번째는 특검에서 요청이 온다면 파견 경찰로서 일하기를 원한다. 지금의 혼란은 낡은 구체제의 타파를 통한 새로운 사회로의 희망으로 살아나야 한다. 그 출발점은 특검수사를 통한 진실규명이라고 믿는다. 특별히 전현직 검찰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는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파견경찰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본다.

어쩌다보니 공개 구직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러려고 지금까지 남아있던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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