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2017 시즌의 도약은 투수력에 집중해야
한화이글스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표현 중의 하나는 바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물론 이 표현이 모그룹의 영향을 받아 생긴 것이기도 했지만 빙그레 이글스 시절의 이정훈, 이중화, 이강돈, 장종훈, 강정길, 유승안 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이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에 비해 투수진은 강력하지 않았다. 다만, 에이스의 힘으로 운영이 되곤 했다. 빙그레 시절의 이상군과 한희민, 한용덕 그리고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최근의 류현진에 이르기까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에이스들이 팀을 이끌었기 때문에 다른 팀들과의 경쟁에서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화이글스가 구단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했던 1999년. 로마이어와 데이비스의 외국인 타자 듀오의 활약과 장종훈, 강석천, 송지만, 이영우 등의 타선의 활약이 빛을 발했지만 무엇보다 우승의 원동력은 든든한 선발이었던 송진우, 정민철, 이상목의 트리오와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든든하게 상대팀 타선을 틀어막았던 구대성이 버티는 투수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화이글스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2006년을 가보자. 1999년 우승의 주역인 외국인 타자 데이비스를 축으로 김태균, 이범호의 젊은 타자들과 김민재, 이도형, 신경현 등 베테랑들의 활약도 있었지만, ‘괴물 신인’ 류현진을 필두로 송진우, 문동환, 정민철의 탄탄한 베테랑 선발진과 ‘전천후’ 최영필의 반짝 활약 그리고 ‘대성불패’ 구대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 이제까지 한화이글스도 강팀이었을 때는 타선의 힘도 있었지만 투수진의 힘이 강력했을 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한화이글스가 강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투수력의 힘을 키우는 데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지난 2년 간 정상적인 로테이션으로 운영되지 않았고 많은 무리를 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젠 강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2017년을 위해서 가장 선결되어야 할 투수진의 문제는 부상 선수들의 회복과 복귀이다. 특히, 지난 2년 간 중간에서 많은 피칭의 후유증으로 시즌 후 수술을 한 권혁과 송창식의 재활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야 하고 선발진에 가담할 수 있는 안영명도 건강한 복귀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수술 후 올시즌 복귀해서 좋은 피칭을 해줬던 윤규진과 이태양의 회복도 중요하다. FA로 합류해 시즌 막판 투수진의 버팀목이 되었던 심수창과 젊지만 전천후로 등판했던 장민재, 마무리임에도 긴 이닝을 자주 소화했던 정우람 그리고 투수진의 최고참 박정진의 피로 회복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스밀 로저스를 비롯해 마에스트리, 카스티요, 서캠프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 두 명의 자리도 너무나 중요하다. 류현진의 해외진출 이후, 한화이글스는 한 경기를 책임져 줄 에이스를 가져보지 못했다. 2015년 후반기 잠깐 로저스가 그 역할을 해줬을 뿐이었다. 하지만 2016년의 로저스는 한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아울러,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년을 준비하고 있을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