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충분히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

도널드 우즈 위니캇은 엄마와의 초기 단계에서 관계형성의 중요성과 초기 환경의 결함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성 및 전능감의 경험을 강조했다.

유아기 시절에 좋은 엄마로부터 눈빛과 사랑을 전달받고 하느님과 같은 전능감을 충분히 경험함으로써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과잉된 상태를 말함이 아니다. 그 순간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줌으로써 아이를 충족하게 해 주는 것이다.

어릴 적 시골 할머니댁에 가는 버스 안에서 항상 아빠 무릎에 앉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차멀미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를 생각하면 따스한 아빠의 눈빛과 마음이 느껴진다.

어떤 면이 충분하게 좋은 엄마인지는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성인이 되어 직면하는 과도기에 엄마로부터 분리하는 과정 속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극복했다는 것이다. 우울한 부모가 자녀에게 우울과 불안을 형성한다. 단, 우울한 부모라고 하더라도 근본과 가치를 잃지 않는 양육은 자녀에게 좋은 교육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대상관계이론의 창시자 멜라니 클라인 학자는 ‘엄마의 젖가슴’과의 관계에서 차츰 아버지와의 관계를 서술했다. 클라인의 영향을 받은 도널드 우즈 위니캇은  ‘holding mother(안아주는 어머니)’ 품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아버지와 새로운 차원의 관계경험으로 나아간다고 보았다.

위니캇이 말한 ‘Good enough mother(충분히 좋은 엄마)’는 엄마와의 모든 경험을 바탕을 두고 있다. 인격의 근원적인 재탄생은 엄마와 아이와의 상호관계를 통해 통찰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과 같은 의문도 생긴다. 어릴 적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은 엄마와의 경험이 없는데, 채워져야 하는 부분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주변 사람들의 영향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가까운 친구, 동료, 상사 등 또는 책에서 나오는 인물들도 좋다. 자신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자신이 선택한 삶에 책임을 갖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대상(self object)은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중간 역할을 하게 된다.
 
유아시절부터 편안함과 안락한 환경을 제공받고 자라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와의 정서감과 자존감 형성은 상당히 다르다.

긍정적 자존감은 ‘충분히 좋은 엄마’의 돌봄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행동하고 인정받는 것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고 만족스러움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또 유아가 요구를 할 때 적절한 반응으로 하여 전능감을 많이 형성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와의 자존감의 차이는 관계형성과 사회생활에서 확연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넘치는’, ‘과잉된’ 의미를 내포하지는 않는다. 흔히 점수로 표현하자면 80점 정도의 엄마라면 충분하다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엄마는 자신에게 투영되는 모습이다. 책임감 있는 부모는 아이들에게는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이 된다. 책임감은 소소한 자신과의 약속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신과의 약속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박경은 대표
한 가지 예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떠한 것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자기 태만에서 온다. 결정을 미루거나 적절한 선택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습관에서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순간에 자신이 누려야 할 만족감과 행복을 빼앗기기도 한다.

이러한 태만과 우유부단함도 결국 주어진 삶에 대한 책임감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기 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현실적으로 선택에 대한 책임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탁월한 자신을 찾게 된다. 현재 나는 충분히 좋은 엄마를 바탕으로 한 책임감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충분히 좋은 엄마를 바탕으로 한 넘치는 좋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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