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부터 새누리당 불참해 정회 소동...추경안 처리 못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밖에서 소리를 질렀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안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오전 10시, 오전 11시, 오후 3시, 오후 3시 30분. 몇차례 정회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불출석했다. 밤 10시에 또 속개한다.

21일 대전 서구의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적어도 서구의회는 '파행'이라는 단어가 쉽게 떠올려지는 이유가 이날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새누리당 의원 10명은 자신들이 있어야 할 본회의장에 들어가질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치상 의장이 약속한 대로 예결위원회 구성을 더민주와 새누리가 똑같은 수로 하자는 것이다. 현재 더민주와 새누리가 각각 5대 4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더민주 의원 한명이 사퇴할 수 없다면 새누리 의원 한명을 추가해 5대 5로 맞추자는 것이다.

최 의장은 새누리 의원들에게 예결위 인원을 동수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최 의장이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자 새누리 의원들은 190억원대로 편성된 제2차 추경안 심사도 거부했다. 그나마 선출됐던 예결위원 4명도 모두 사퇴하면서 최 의장을 압박했다.

최 의장은 나름대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자신의 개인적인 소견과 달리 같은 당 의원들(더민주)의 중론이 현행 유지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는 입장이다. 최 의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내 협의 과정 중인데 새누리 의원들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불신임안을 제출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양측의 대립은 이날 오전 10시부터로 예정된 본회의에 그대로 나타났다. 새누리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최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 의원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최 의장은 50만 서구민에게 사과와 함께 사퇴하라', '최 의장은 서구청의 이중대 노릇을 당장 중단하라', '의회정치 대의정치 외면하는 최 의장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최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시각 최 의장을 비롯한 더민주 의원들은 새누리 의원 중 한명이라도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의결 정족수가 제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기 때문이다. 새누리 의원 한명만 출석하면 의결정족수가 채워지면서 계획됐던 추경안 처리와 조례 제개정 등이 처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누리와 더민주 의원들간 극한 대립으로 이날 예정됐던 안건 처리는 모두 실패했다. 이를 지켜보던 공무원들은 모두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종태 서구청장도 안건 처리를 기대하며 본회의장에 출석했지만 이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집무실로 향했다.

2년전 의장 선거를 두고 극한 대립을 보였던 서구의회는 또 다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누굴 위한 것인지 모를 파행이,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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