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소통 강화해 달라"

이학용(51) 대전시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은 강성인듯 하면서도 강성이 아닌 것 같은 모습을 갖고 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상수도 민영화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맨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일 정도로 투쟁의 모습도 보이지만,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고개를 숙인다.

이 위원장은 2가지 직함을 갖고 있다. 대전지역 5개 구청 노조의 연합체인 대전시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이자 19개 관공서 공무원노조연합 의장이기도 하다.

대전시공무원노조연맹은 올초 대전시가 탈퇴하긴 했지만 탈퇴전까지만 해도 대전시와 5개 구청 등 자치단체에 소속된 공무원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설립된 등록 단체다. 전체 가입 노조원만 해도 2500여명에 달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위원장으로 당선돼 임기 2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대전공무원노조연합은 공무원노조연맹보다 더 확대된 조직이다. 시와 구 노조를 비롯해 대전교육청, 조달청과 특허청, 관세청 등 정부 청사 7개 청, 법원, 우정청 등 총 19개 관공서가 연합해 구성됐다. 전체 가입 노조원만 해도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직사회 공동 관심사에 대해 상호 협력 및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 3월 조직됐으며, 이 위원장이 초대 의장을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이 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에 도전할 당시 내건 공약은 크게 3가지다. 대전시와 구청간 인사 교류 등에 대해 합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조합원들의 복리 후생 및 근무 환경 개선, 그리고 성과연봉제에 대해 공동 대응이 그것이다.

사실 이 위원장은 10년 가까이 노조위원장을 지낼 정도로 공조직 노조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1965년생으로 한밭대를 졸업한 뒤 1993년 동구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하는 그는 2000년 대덕구청으로 전입한 뒤 20005년부터 노조의 전신인 직장협의회에서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대덕구 노조가 설립된 2006년부터 위원장을 맡아 올초까지 10년 동안을 장기집권하면서 공직사회의 변화를 이끌었다.

노조 활동을 시작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관선때는 직원들의 복지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며 "제도 개선이나 인사 문제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노조가 탄생하면서 노조를 통해 많이 변화하고 투명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여간 대덕구노조위원장에 이어 대전지역 공공기관 노조위원장의 수장이 된 지금, 그가 생각하는 가장 아쉬움은 대전시장과의 소통 문제에 있다는 것이다. 전직 시장들과는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종종 만들어 졌지만 현 시장은 아직까지 한번도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고 있단다.

이 위원장은 "대전시장은 대전시 뿐 아니라 구 공무원들의 애환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예전에는 시장들과 대화의 장이 마련됐었지만 현 시장은 취임 이후 한번도 그런 자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체장이 직원들의 얘기를 좀 더 듣고 무엇을 힘들어하고 어떤 것을 해주길 원하는 지 들어달라"며 "공무원들도 공직자이전에 시민들이다.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고민하는 상급자의 역할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학용 위원장 연락처 : 010-7448-4948

다음은 이학용 위원장과 나눈 대화 요약.
- 대전공무원연맹 위원장 임기는 언제까지이며 공약은 무엇인가.
“시구간 단체 교섭이나 인사 교류 등을 합리적으로 진행하고 조합원들의 복리 후생이나 근무환경 개선, 그리고 성과연봉제에 대해 시민단체나 뜻을 같이 하는 단체와 연대해 공동 대응해 저지하는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기는 2년이다.”

- 위원장으로서 계획을 말해 달라.
“책임을 맡은 만큼 임기 동안  많이 듣겠다. 각 구청 노조위원장들이 해당 구청 조합원들의 의견을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느끼는 사항을 함께 공유한다.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공직에서 노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필요하다. 민선 자치 이전 관선 때는 직원들의 복지 등에 대해 얘기할만한 통로가 없었다. 직속 상급자들에게 그런 말들을 대놓고 할 수 없었다. 제도 개선이나 인사 문제 등에 대해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도 통로가 없었다. 지금은 노조가 있기에 얘기할 수 있다. 노조를 통해 많이 변화하고 투명해지고 있다. 과연 노조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변화가 있을 수 있었을 것인가 싶다.”

- 공직사회 분위기는 어떤가.
“10년 전 노조 탄생 이전보다 많이 유연해지고 소통이 활발해 지고 있다. 그 결과가 민원인인 시민들에게도 전달된다. 마음에서 우러나 대시민 서비스를 하면서 공직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 시장 및 구청장들의 운영을 평가해 달라.
“단체장에 대해 행정이나 정책을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단체장들이 직원들과 좀 더 얘기를 듣고 구성원들이 무엇을 힘들어하고 어떤 것을 해주길 원하는 지 들어줬으면 한다.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을 노력 해 달라. 특히 대전시장은 좀 더 소통을 강화해 달라. 시장은 구 직원들의 애환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달라. 인사교류나 신규직원들의 육아휴직으로 인한 공백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 제도를 개선해서라도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달라.”

- 달라져야 하는 행정의 모습은 무엇이 있는가.
“직원들과 관련된 근무 환경이나 인사 교류, 후생복지 등에 대해 결정할 때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결정, 반영해 주길 바란다. 안된다면 왜 안 되는 지 충분히 소통하고 같이 고민하는 상급자의 역할이 아쉽다. 얘기를 들어주는 내부 행정을 통해 시구민들에게 더 좋은 행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

“예컨대 시구간 후생복지가 다르다. 불만이 많지만 구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에서 깊이 고민해 조정하는 조정자 역할이 필요하다. 정책이나 시구정은 구성원들도 공직자 이전에 시민이다. 이럴 때 공직자이자 시민의 역할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 원도심과 신도심 공무원들의 사고 방식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인사 교류할 때 어떤 구는 안 가려하고 또 어떤 구는 선호한다. 이런 부분을 조정할 수 있는 곳이 시 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해 직장 내부에서 만족을 느끼면 좋은 데 그런 자리나 논의가 없었다. 예전에는 시장 구청장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권 시장 취임 이후에는 한번도 없었다. 면담 요청도 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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