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옛날 손 만두(대전시 중구 산성동 산성네거리 옆)

오직 한 가지 만두로 고객마음 사로잡아. 내 가족이 먹는다는 초심 잃지 않아 인기 

조석으로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면 출출할 때 간단한 요깃거리가 생각난다. 때론 입맛이 없을 때 찾게 되는 음식이 대표적인 서민음식 만두다. 간편하고 든든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간식 겸 끼니대용으로 찾는 일도 잦다. 이런 만두로 화제가 되는 곳이 있다.

얇디얇은 피로 만든 만두
만두

대전시 중구 산성동에 있는 ‘옛날 손 만두’는 발명가 구희정(50) 대표가 18년 동안 정성으로 빚은 착한 가격의 만두하나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대전에서 만두마니아들만 아는 만두명소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두전문점이다.

이곳 만두는 꽉 찬 만두소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투명한 만두피가 특징이다. 33m²(10평)정도의 작고 허름한 가게지만 이런 만두를 찾는 손님들의 전화주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 오면 구 대표의 만두 빚는 손놀림이 어찌나 빠른지 구경하는 눈이 즐거울 지경이다. 10초에 5개를 빚는 속도다.

메뉴는 만두를 공장에서 찍어내듯 김치만두, 고기만두. 군만두 등등 여러 가지 만두대신에 고기와 각종채소가 들어간 딱 한 가지 만두만 취급한다. 만두는 미리 만들어 놓은 게 없다. 미리 초벌로 익혀놓으면 편리하겠지만 밑바닥에서 수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만두가 물러져 더디고 힘들지만 주문이 있을 때 그때그때 삶는다. 만두는 주문전화를 하면 만두 나오는 시간을 정확히 알려주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 없이 편리하게 따끈따끈한 만두를 먹을 수 있다.

투명할 정도로 얇은 만두피와 국산 돈육을 비롯해 두부,마늘,양파,당면,양파,절인배추 등 20여 가지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만두
만두

얇디얇은 피… 겉도 속도 일품인 정직한 만두 ‘옛날 손 만두‘

만두는 피와 소가 맛을 좌우한다. 투명할 정도로 얇은 만두피는 물과 밀가루의 황금비율로 배합된 반죽을 수타 자장면을 만드는 원리로 손으로 때려 싹싹 밀어준 결과다. 만두피는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가마솥에 쪄도 옆구리 터지는 일이 없을 정도로 얇으면서 신축성이 뛰어나다.

만두소는 국산 돈육을 비롯해 두부,마늘,양파,당면,양파,절인배추 등 20여 가지 신선한 재료로 만든다. 특히 만두소에는 보통 고기 대용으로 쓰는 중국산 무말랭이가 안 들어간다. 만두를 먹어보면 금방 안다. 만두 맛의 차이는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에 있다. 제대로만 사용하면 맛이 없을 수 없다.

다른 곳과 달리 소는 2배 더 넣고 만두피는 더 얇게 만들어 실제 먹는 양은 두  배에 달하는 것도 이집을 다시 찾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노력과 정성으로 만든 만두는 야들야들하면서도 부드러워 침이 꼴딱꼴딱 넘어갈 만한 맛이다. 특히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개운하다. 또 돼지비계의 비린 맛이 전혀 없이 첫맛부터 끝까지 고소하고 깔끔하다.

벽면에 붙어 있는 방송 나온 프로그램
12가지 발명품이 벽면에 현수막으로 붙어있다.

이곳은 구희정 대표와 부인 김윤정씨가 운영한다. 구 대표는 꽤나 유명한 발명가다. 가게 벽면에는 2000년 ‘자동손톱깎기’ 발명을 비롯해 전동유모차.야간등산지팡이.만능빨래건조대 등 12가지 발명품에 대한 현수막이 붙어 있다. 그동안 발명품만 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특히 구 대표의 발명품을 가지고 1천억 매출을 올리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하지만 구 대표는 발명품을 누구나 무료로 사용하라고 권장한다. 그동안 발명가로 ‘남자의 자격’ 등 방송출연도 많이 했지만 이젠 그것으로 돈을 벌려고 하진 않는다고 한다.

만두 역시 발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18년 전 전국 100곳의 유명만두를 분석하고  느낀 것이 음식에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즉 재료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좋은 재료를 쓰면 맛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사실이었다. 한마디로 나와 우리가족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든다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만두를 빚고 있는 구희정 대표

만두 맛의 차이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에 달려. 대전 만두맛집으로 손색 없어

18년이 지난 지금도 그 판단은 맞아 떨어졌다. 한번 만두 맛을 보면 또다시 찾게 되는 맛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서 18년 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이 됐다는 증거일 게다.

“지금은 전문가로 ‘만두의 달인’ 소리를 듣지만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게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손님들이 인정해주는 것 같습니다. 가맹점 내달라고 찾아온 사람이 많고 자본을 투자한다는 사람도 여러 명 찾아왔지만 생각 없습니다. 지금처럼 대전에도 이런 정직한 만두집이 있다는 것이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만두가 식었을 때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게 된다. 하지만 수분이 날아가 맛이 없는 걸 방지하기 위해선 유리컵에 물을 넣고 같이 돌리면 만두에 수분이 촉촉해진다. 또 만두위에 물 묻힌 키친타올을 덮고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수분이 날아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대전시 중구 산성에 산성네거리 옆에 있는 옛날손만두 전경

17세기 최초의 한글 요리책 ‘음식 디미방’ 에도 거론되는 만두. 우리의 만두 역사는 중국 소롱포에 지지 않고, 일본교자보다 길다. 이곳이 다른 집과 비교되는 것은 18년 동안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끊임없는 연구 속에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정직한 신뢰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 작고 허름한 가게에서 최고의 맛을 내는 ‘옛날 손 만두’를 먹어보자. 대전 만두맛집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주문:042-584-2711       구희정 대표 010-6421-9997
영업시간: 오전12시~오후12시
휴일: 연중무휴
포장: 가능 (전화주문하면 만두 나오는 시간 알려줌)
주소: 대전시 중구 보문산로 62(산성동279-5) 산성네거리
차림표: 만두 4천원
주차: 건물 뒤 전용주차장
찾아오시는 길


산성네거리가 보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