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오리총각과 닭처녀(대전시 중구 중촌동주민센터 뒤)

미식가들에게만 소문,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동네맛집’ 오리총각 닭처녀

오리는 고기가 연하고 맛이 담백하여 옛날부터 '날개달린 작은 소'라 불렸다. 오리는 각종 중금속과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21세기 보양식이라고들 한다. ‘오리는 양잿물을 먹어도 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오리에 들어있는 레시틴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는 저항력을 높여주고 독을 잘 다스리기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영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 달 째 이어지는 폭염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이 보양식으로 즐겨 찾는 ‘한방들깨오리백숙’이 화제다.


대전시 중구 중촌동에 있는 ‘오리총각 닭처녀’(대표 이명구, 42)는 건강에 좋은 약재로 만든 보약 같은 한방들깨오리백숙과 고소한 생오리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오리전문점이다. 알만한 미식가들에게는 유명한 집이지만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동네맛집이라 할 수 있다.

한방들깨오리백숙은 먼저 육수부터 보약(?)수준이다. 십전대보탕 재료와 함께 황기, 천궁, 엄나무, 가시오가피, 둥글래 등 총 35가지 보약 재료를 넣고 육수를 뽑는다. 여기에 국내산 오리와 궁합이 맞는 미나리, 들깨가루, 팽이버섯, 밤, 대추 등과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홍고추를 넣고 끓인다.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걸쭉한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그만이다. 남녀노소 모두 입에 맞는 건강한 맛이지만 그 동안 쉽게 접해볼 수 없었던 맛의 신세계를 경험 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번 맛보면 좀처럼 숟가락을 멈추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이 있다.


국물 한 방울 남기기 아까울 정도로 깊은 한약재의 맛과 오리의 담백한 맛이 잘 어우러져 식사를 마치고나면 몸 구석구석까지 따뜻함과 건강함이 전해져 보약을 먹은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처음 먹어본 손님들도 ‘바로 이 맛이야’ 라고 감탄사를 터뜨린다.

고기를 먹고 난 후 큼직한 뚝배기에 담긴 오리죽은 일반 죽과는 달리 구수하고 깊은 맛이 있다. 별미 중 별미다. 오리죽 맛이 그리워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있을 정도. 한방들깨오리백숙은 오래 동안 조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최소 1시간 전에는 예약을 해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보양식이지만 보약 수준의 오리백숙, 처음 먹어본 사람도 감탄사

국내산 생오리구이도 인기. 최상급의 육질은 씹으면 부드럽고 쫄깃하다. 생오리는 약간 밑간을 해서 내오는데 손님이 각자 자기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먹는다. 구울 때는 전체적으로 뒤적거리고 저어주면서 천천히 구워야 육즙이 마르지 않는다. 바싹 굽지 말고 고기 색깔이 살짝 노릇노릇해질 무렵에 먹기 시작해야 오리고기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 구운 오리고기는 입맛에 따라 채소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명이나물, 도라지무침 등과 싸서 먹으면 알싸한 맛이 그만이다.


점심메뉴인 들개수제비오리탕도 일품. 착한 가격 5000원이지만 오리 뼈를 푹 과서 콩가루, 들깨가루, 고추가루와 집 된장을 풀고 손수제비를 넣는데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인기가 많다.

이곳은 이명구 대표와 어머니 조남예 여사(63)가 운영한다. 전형적인 가족식당이다. 이 대표는 제약회사에 근무했던 직장인이었다. 항상 술과 접대에 찌든 바쁜 삶을 사느라 아직도 미혼이다. 2014년 그런 삶을 과감히 정리하고 평소 좋아하던 오리백숙전문점을 해보기 위해 외식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충북 보은에서 20여 년간 한방들깨오리백숙 집을 운영했던 ‘백숙의 달인’ 어머니 조씨와 함께 이곳에 문을 열었다.


“이제 2년 지났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게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어머니가 모든 음식을 만들지만 저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어머니랑 둘이서 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데 까지만 정성을 다해 모시고  큰 욕심이 없습니다.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고 위해서 항상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당일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영업을 종료합니다.”

실제로 이곳의 식재료는 어머니 조씨가 매일 매일 시장에 가서 직접 구입해서 사용한다. 보통 귀찮은 게 아닐 텐데 그러다보니 음식이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다 푸짐하고 가격까지 저렴하다. 도라지무침, 머위나물장아찌, 배추겉절이, 고추볶음 등 토속적인 밑반찬도 사다 쓰는 게 없고 모두 직접 만든다.

20년 ‘백숙의 달인’ 조남예 여사의 정직한 손맛과 정성, 이명구 대표의 친절함 시너지

특히 어머니 조씨는 혼자 주방을 보면서도 주방이 늘 깨끗하다. 혼자 세 사람 몫은 하는 것 같다. 손도 빠르고 음식솜씨까지 있어 ‘백숙의 달인’ 이라는 소리가 공염불이 아닌 것 같다. 모든 양념은 국내산만 사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특히 고춧가루는 전북 무주산만 고집한다.

오리는 양질의 단백질 식품으로 불포화지방산 비타민B 등이 풍부하고 뼈와 근육을 단단하게 해주고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아 여성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는 웰빙 식품이다.


이곳은 꾸밈이 없다.진솔함이 그대로 음식에 담겨져 나온다. 그래서 부담이 없고 편안한 곳이다. 많은 음식점들이 웰빙을 내세우지만 정작 식재료 하나하나에도 건강을 담기는 힘들다. 이제 가마솥 더위를 이겨내고 다가오는 환절기 건강을 위해서 ‘한방들깨오리백숙’을 먹어보자. 누구랑 가도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 042-221-5245              이명구 대표 010-6372-7504
영업시간: 오전10시~오후10시
휴일: 일요일
좌석: 44석
포장: 가능
주소: 대전 중구 중촌로28번길 44(중촌동 101-8) 중촌동주민센터 뒤
주차: 주변에 적당히 주차
차림표: 한방들깨오리백숙.생오리구이 4만원, 한방들깨닭백숙 3만8000원, 들깨수제비오리탕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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