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개입 녹취록 파문에 술렁이는 친박... 밀려드는 조급증

총선 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새누리당 친박계가 술렁이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가도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리얼미터)
총선 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새누리당 친박(친 박근혜)계가 술렁이면서 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가도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친박이 올 연말 임기를 마친 뒤 내년 1월 귀국하는 반 총장을 맞아줄 최대 정치세력이란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일련의 흐름은 반 총장에게 호전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반 총장이 활동했던 충청포럼이 오는 27일로 예정했던 제30차 세미나를 전격 취소했다. 이날 세미나는 여권 충청정치의 상징인 김종필 전 총리(JP)가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포럼 회장인 충남 청양 출신 윤상현 의원(3선, 인천 남구을) 녹취록 파문이 확산되면서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지난 4.13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지역구로 출마할 것을 종용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내년 1월 국내 귀국 앞두고 최대 지원 세력 '주춤'

그는 또 지난 해 7월 충남도당위원장에 출마한 김제식 전 의원에게 선거 직전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내달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던 충청 출신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8선·경기 화성갑)의 출마가 막혔다.

사단법인 충청포럼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충청 출신 주요 인사들을 주축으로 지난 2000년 11월 창립한 비영리·비정치 연구모임이다. 전국 10개 지부에 35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해 1월 제2대 회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윤 의원이 이른바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4선·경북 경산)과 함께 이번 녹취록 사건의 중심에 서면서 충청권 반기문 지원세력으로 분류되는 충청포럼도 행사를 취소할 만큼 타격을 받았다. 반 총장이 본의 아니게 ‘2차 피해자’로 지목되는 이유다.

충청포럼 1대 회장으로 반 총장과 연(緣)을 맺고 있던 성완종 전 회장을 비롯해 2대 회장인 윤 의원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으면서 반 총장의 귀국 이후 그를 강력하게 밀어 줄 조직이 과연 누구인가에 대해 물음표가 생기는 지점이다.

반 총장은 JP에게 서신을 보내 “내년 1월 귀국하면 뵙겠다”고 밝히면서 정치적 동아줄을 잡으려는 모양새지만, 외교 행낭으로 보낸 서신이 논란이 된 동시에 JP가 고령에 건강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JP가) 워낙 고령이고, 회고록 작업도 한다는 얘기도 있는 상황인데, 지금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이 (반 총장이)결국 조급증을 좀 드러내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 전 위원은 “반 총장이 만약 1월에 왔을 때 누가 이끌어줄 것이냐에 대해 물음표가 강하게 던져진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박계는 남경필, 원희룡 지사 등 후보군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반 총장을 이기고 그 시너지를 받아 (대선에) 나갈 후보군이라 할 사람들은 아마 비박계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JP에 외교행낭 서신 논란 등 3주 연속 지지도 '하락'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이 같은 주장을 반영이라도 하듯 반 총장은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하한가를 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7월 3주차 주간 집계 결과 반 총장은 3주 연속 하락하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초박빙 선두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스로 선두 자리는 지켰지만, 하락세가 완연하다. 반 총장은 지난주 주간 집계 대비 1.3%p 내린 20.2%로, 조사에 포함된 6월 1주차 이래 처음으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이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격차가 0.3%p 초박빙으로 좁혀졌다. 특히 ‘외교행낭 친필 서신’ 관련 논란이 일었던 지난 21일에는 지지도가 19.0%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정부의 사드배치 후폭풍과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 논란이 겹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심화되고 있는 점 역시 반 총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국내 정세다.

다음 달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아직 알 순 없지만, 비박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5개월 뒤 귀국하는 반 총장과 충청대망론에 대한 물음표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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