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아산FC 창단부터 경찰청 무궁화 축구단까지


충남 아산시가 22일 K리그 챌린지(2부)에서 뛰고 있는 경찰청 무궁화 축구단 유치를 결정했다. 이로써 아산시뿐 아니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이 없는 충남도에서도 지역 연고 팀을 두게 됐다.

사실 그동안 아산시는 지역을 연고로 하는 축구단을 창단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재정 문제 등 어려움에 부딪히며 번번이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다사다난했던 축구단 창단 과정을 돌아봤다.

아산시의 축구단 역사는 11년 전인 2005년 ‘아산FC’ 창단이 그 시작이다. 

아산FC는 당시 아산시에 정식 구장이 없는 관계로 당진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써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2007년 K3리그가 공식 출범하면서 아산유나이티드로 팀 명칭을 변경하고 참가하게 됐으며, 2009년부터는 이순신종합운동장(2008년 4월 준공)으로 홈구장을 이전하고 팀 명칭을 아산시민축구단으로 변경한다.

이후 아산시민축구단 K3 유소년클럽까지 창단하는 등 2011년까지 정상궤도를 달리는 듯했다. 그런데 2012년부터 잦은 연고이전과 재정적인 어려움에 시달린다.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예산군으로 연고를 이전하고 예산유나이티드로 팀 명칭을 바꾼다. 그리고 1년 만인 2013년 다시 아산시로 복귀해 이름을 아산유나이티드로 변경한다.

2014년에는 재정난으로 시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2015년에 K3 복귀를 추진하지만 천안FC와 합병하게 된다. 합병 뒤 천안FC 안찬영 구단주는 팀명을 천안아산FC로 개명해 아산시와의 인연을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올해 SMC엔지니어링이 천안FC를 인수함에 따라 연고를 청주로 이전하고 구단명도 청주시민축구단으로 바꾼다.

잠깐이긴 했지만 2006년 현 고양자이크로FC의 옛 이름인 김포 할렐루야 축구단도 아산시로 노크를 한 적이 있다. 이 팀은 아산시에 4억5000만 원의 초기 지원금과 연간 2억 원의 운영지원금을 요청했지만 아산시는 이를 거절했고, 할렐루야 축구단은 안산으로 이전한다. 

아산FC, 김포 할렐루야, 경찰청 축구단, 청춘FC 등 '불발'

아산시가 가장 최근에 유치를 시도했던 ‘축구계의 미생’ 청춘FC도 있다. 이 구단의 시작은 실패를 경험한 축구선수들이 기존 프로축구단에 도전장을 내밀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지상파 방송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었다. 프로그램 종영 뒤, 이들을 모체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이 거론됐고 프로축구단이 없는 충남도로 방향이 잡혔다.

이에 아산시는 처음에 천안시와 공동추진을 논의했지만 천안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파트너를 당진시로 변경해 다시 한 번 공동유치를 타진한다. 그러나 이 마저도 당진시가 거절했고 단독창단을 강구했지만 막대한 재정적인 부담으로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이번에 유치하게 된 경찰청 축구단과의 인연은 남다르다. 이 팀은 이미 2012년 아산시로 이전을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경찰대학이 2016년 아산으로 이전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은 아산시에 경찰청 축구단 유치를 제안했고, 아산시도 흔쾌히 수락했다. 협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아산 경찰청 축구단 창단은 기정사실화 됐다. 

그러나 그해 K리그 이사회가 상무의 강제강등을 결정하고 이에 반발한 상무측이 남은 일정을 보이콧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한 여파로 상무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경찰청 축구단의 1부리그 승격 여부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2부에만 머무르게 될 경우 홍보효과 등 아산시가 얻게 도는 실질적인 혜택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재정문제가 함께 불거졌다. 당시 이웃 천안시도 재정적인 부담을 이유로 2부리그 팀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에, 아산시의회 등에서도 재정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무게가 쏠리고 있었다. 결국 아산 경찰청 축구단 창단은 무산됐고, 연고 없이 떠돌던 경찰청 축구단은 2013년 안산시로 정착하게 됐다. 이후 3년이 지나 이번에 아산시로 돌아오게 됐다. 

“아산시는 인구성장 등 여러 부분이 발전하고 있는 도시지만, 스포츠 저변이 약한 것이 안타까웠고 충남도 역시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고이전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무궁화 축구단이 충남의 대표팀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

프로축구단 창단 의향서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식 제출한 복기왕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감이다. 그의 말처럼 무궁화 축구단이 아산시민과 충남도민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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