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칠갑산, 옥천집, 전원촌

개고기 식용 아직도 찬반 논란,  예로부터 삼복절식에 보신탕 먹어

오는 27일은 중복이다. 올해는 지난 17일이 초복, 다음달 16일이 말복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삼복더위에는 허한 것을 보하고 만병을 물리치기 위해 개고기를 먹어왔다. 개고기는 삼계탕과 함께 삼복절식의 대표적인 음식가운데 하나다.

개고기 식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논란이 팽팽하다. 하지만 찬반을 떠나 개고기가 전통적인 복날 음식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조선시대 문인이었던 유만공은 복날의 풍경을 ‘집집마다 뛰는 개를 삶아 먹는 날’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조리서 ‘규곤시의방’에도 개장국(보신탕), 개장찜을 비롯해 누런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의 요리법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는 닭보다 개를 보양식으로 선호했던 모양이다.

의사가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에게 권유한다는 개고기는 몸의 양기를 돋우며 신경쇠약. 허약체질, 저혈압,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방의약에 기록되어 있다. 개고기는 지역마다 요리방법과 맛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전에서 보신탕으로 유명한 3곳을 소개한다.

찰갑산 수육

1.칠갑산(☎823-5627 대전시 유성구 북유성대로316번길 52(반석동 89-12)

남이 잡은 고기는 취급하지 않고, 오로지 김용선 대표가 직접 잡은 고기만 사용해 만든 보신탕전문점이다. 최근에는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1인 3만5000원 하는 '수육+석쇠구이+전골+무침'으로 구성된 코스가 인기다. 특히 석쇠구이는 갈비살이 붙은 갈비를 숯불에 구워 나오는데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허름한 외관과는 달리 내공이 깊어 전국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양념과 채소를 식당 인근 텃밭에서 농사지은 것을 사용해 토속적인 시골장터 맛을 낸다.

칠갑산은 김용선 대표가 음식솜씨가 좋은 부인 천창남씨와 함께 1994년 월평동 선사유적지 옆에서 ‘토종 칠갑산’을 운영하면서 유명해졌다. 2001년 지금의 반석동으로 이전해 15년이 지났다.

특히 다른 곳에서 잡은 개고기는 일절 취급하지 않는다. 오로지 김 대표가 개를 사와 직접 잡은 고기만 사용하는 고집이 있는 집이다. 이런 고집스러움을 알고 있는 대전과 세종의 단골고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요즘에는 서울 등 타지에서도 많은 찾는다. 탕은 자체 개 뼈만 가지고 가마솥에서 72시간 이상 삶은 육수를 사용하는데 색깔이 뽀얗고 진해 말 그대로 진국이다. 고기 양도 많고 푸짐하다.

식당 뒤편 고기를 삶는 솥과 육수를 내는 가마솥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개고기의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육은 제일 인기가 많다. 개고기 부위에서 배받이 살과 갈비살, 목살부위라 냄새가 전혀 없다. 그냥 연한 소고기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럽고 입에 달라붙는다. 소주한잔 쭉 들이키고 수육 한 점을 부추에 싸서 특제소스에 찍어 입안에 넣으면 힘이 불끈 솟는 느낌이다.

전골 역시 가마솥의 진한 국물이 육수로 들어가 부추와 함께 먹는 맛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게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여름만 되면 전국에서 택배주문이 많다.

코스에 나오는 칠갑산 석쇠구이

개고기는 몸의 양기를 도우며 신경쇠약, 허약체질, 근육통, 빈혈, 성인병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또 아미노산 성분과 비타민A, B,지방질이 풍부하고 특수 아미노산 성분이 많아 체력보강에 도움이 된다. 오죽 건강에 좋았으면 다산 정약용이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는 형님 정약전에게 '요즘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시비가 있지만 형님께서 몸이 많이 약하시니 개라도 잡아드십시오'라는 편지까지 썼겠는가.

김용선 대표는 “오로지 보신탕 하나지만 23년 동안 오로지 거짓말 없이 정직하게 장사를 했다”며 “과장해서 선전하는  것이 싫어 있는 그대로 보여 드린 점을 손님들이 높게 사시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영양탕1만원. 수육+구이+전골+무침 코스 1인 3만5000원(3인 이상), 수육 3~6만원. 전골 5만원. 일요일 휴무 80석(연회석 완비)

옥천집 수육
옥천집 탕

2.옥천집(☎254-5554 대전시 중구 대사동 248-302 대전예술가의 집 뒤)

20년 이상을 충북 옥천 가풍농장과 이백리농장에서 키운 황구만 사용하는 보신탕전문점. 특히 사료를 안 먹이고 짬밥만 먹여 키워 육질이 기름지고 찰진 것이 특징이다.  

탕과 수육, 전골, 구이가 인기메뉴. 전골은 술꾼들이 좋아하는 인기메뉴. 개고기를 삶은 원 육수에 생들깨, 헛개나무, 엄나무, 전통된장 등을 풀어 만든 비법육수가 비결. 여기에 추가양념을 해서 부추, 깨순과 함께 끓여 내는 데 얼큰하면서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 술안주로 그만이다.

수육은 뱃살과 갈비, 목살로만 사용해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잡내가 전혀 없고 그냥 연한 소고기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럽고 입에 달라붙는다.

석쇠구이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 최고 부위인 갈비 살을 밑간 해 석쇠에 구워 석쇠판째 손님상에 낸다. 갈비 대에 붙은 살이 담백하면서 쫄깃하고 불 맛까지 살짝 풍겨 환상의 맛을 낸다. 잡내가 전혀 없어 특히 여성분들이 좋아하지만 특이한 건 식어도 맛있다는 것. 특별하고 귀한 손님 모실 때 좋다. 첫째·셋째 일요일 휴일(성수기 연중무휴). 보신탕1만원,  수육·전골 <대>6만원 <중>4만원, 석쇠구이 6만5000원.

전원촌 수육

3.전원촌(☎861-8600 대전시 유성구 엑스포로251번길 5(원촌동 64)

1989년 창업해 27년 된 보신탕전문점. 보신탕이라 부르지 않고 토속탕으로 부른다. 탕은 뼈와 머리를 삶아 육수를 내지만 고기를 삶기 전에 개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숙성을 시킨다. 육수에 부추와 깻잎, 파를 넣고 펄펄 끊여 국물이 진하고 입안에 달라붙는 맛이다. 고기를 삶기 전에 개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숙성을 시키는 것이 특징.

국산토종 암캐만 사용해 육질이 연하고 담백하다. 개의 내장을 쓰지 않는다, 모든 음식은 미리 만들어 놓은 게 없고 주문과 함께 음식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신선하다. 가장 맛있는 부위인 앞다리와 갈비살 부위를 맛보려면 수육을 시키면 된다.

부추와 깻잎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얹어 스팀으로 은근하게 덮여지면 부추와 들깨가루, 초장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환상이다. 육질이 연하고 냄새가 하나도 나질 않아 처음 먹는 사람도 개고기로 느껴지질 않는다. 갈마점은 여동생이 운영한다. 연중무휴. 토속탕 1만2000원. 수육·전골 1인 2만3000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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