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이슈토론] 효문화진흥원 관련 "슈퍼 있는데 대형마트 차리는 것"


민선6기 전반기를 마친 박용갑(60) 대전 중구청장이 후반기에도 ‘원도심 활성화’와 ‘효문화 중심도시 건설’ 등 두 가지를 중구 핵심정책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전시와 정책협조 부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주민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행정이 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20일 오전 <디트뉴스24>가 생중계한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 “중구는 대전의 모태도시”라며 “서구나 유성구는 자식도시로 발전해 나가는데, 자식들이 어머니를 걱정해 주듯 (중구의 문제를) 대전시민 모두가 걱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구의 당면과제이자 핵심정책으로 ‘원도심 활성화’와 ‘효문화 중심도시 건설’ 두 가지를 꼽았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박 구청장은 “취임 초 중구 상업시설 공실률이 21.5%에 이르렀는데, 내가 구청장으로 재직한 민선5기와 민선6기 전반기 등 6년 동안 많이 줄어 현재 13%까지 떨어졌다”며 원도심 활성화 정책의 성과를 설명했다. 다만 중구 원도심 공동화 방지를 위해 옛 충남도청사 활용이 핵심 사안임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데, 소통이 부족하다”며 “대전시도 주민의견을 충분히 듣고 거기에 따라 건의안을 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이 지나치게 문화예술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상권 활성화와 같은 경제가치가 소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박 구청장은 ‘뿌리공원’을 중심으로 펼치고 있는 효문화 중심도시 건설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흔히 ‘효(孝)’라 하면 구태를 떠올리기 쉬운데, 유교적 의미의 효가 아닌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현대적 의미의 효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효문화진흥원 건설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박 구청장은 “효문화진흥원은 연구개발을 통해 효를 전국적으로 널리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 진행방향을 보면 기존 효문화마을관리원에서 하는 일과 중복되는 게 보인다”며 “효문화마을에서 슈퍼하고 있는데 대형마트를 차리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한 그는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추진하는 대전시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이유에 대해 “정책적 이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전 전체를 바라보는 시장과 달리 구청장은 시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직접 듣고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용갑 중구청장(사진 왼쪽)과
박 구청장은 “권선택 대전시장과 만났을 때 권 시장이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안 하겠다는 말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지난 5월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연간 4회 계절별로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폐지가 아니라 축소의 의미. 아직도 대전시와 중구 사이에 이견이 존재함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지방자치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공무원들이 정책을 내놓고 그냥 밀어붙이려고 하는 중앙집권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대전시 행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주민이 불편하다고 하면 바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오래된 도시지만 깨끗한 도시로 만들려 한다”며 “돈이 많으면 뭐하겠나. 올바른 가치가 더 중요하다. 조금 조금씩 중구를 새롭게 바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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