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 비하' 김동철 제소로 응수…전대 출마도 굳혀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벌어진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51·2선·대전 동구)이 단단히 작심했다. 자신과 더불어 출신지역인 대전을 비하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60·4선·광주 광산갑)을 6일 오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 의원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사태의 발단은 이렇다.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비경제분야)이 열린 지난 5일 오전 본회의장. 이날 3번째 질문자로 김동철 의원이 나섰다. 김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박근혜 정부의 인사문제를 지적하던 중 새누리당 의원들과 언쟁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날 속기록을 살펴봤다. 당시 김 의원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64·2선·서울 강남병)을 향해 "질문할 테니까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왜 질문하고 있는데 간섭을 해? 말하고 싶으면 나와서 하란 말이야"라고 엄포를 놨다.

'대전 비하' 김동철 의원 국회 윤리특위 '제소'

이은재 의원 옆에 앉은 이장우 의원이 "어디다 반말하세요, 지금? 국민들이 다 보고 있어요. 어디다 반말하세요?"라고 대응했다. 김 의원은 "대전의 이장우 의원, 대전시민들 부끄럽게 하지 마"라고 한 뒤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 의원은 몇 분 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황 총리를 두둔하고 나서자 "도대체 총리 부하 직원이야,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야?"라고 쏘아 붙였다. 장내는 소란해졌고, 새누리당 의석에서는 김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의원도 거들었다.

지난 5일 대정부질문 속기록 일부. 이 의원과 김 의원간 실랑이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해 "어떻게 대전시민은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놨나. 다음 총선에서 대전시민은 저런 사람 좀 제발 뽑지 말아주세요"라고 했다. 이 의원이 "왜 대전시민을 들먹거려요? 대전시민들에게 사과하세요!"라고 발끈했다.

본회의장은 의원들 간 고성과 삿대질로 확전되며 파행했다. 3시간 여 동안 정회된 대정부질문은 김 의원이 유감 표명을 하면서 겨우 속행할 수 있었다.

이장우 "김동철, 대전시민에게 공개 사과해야"

이 의원은 곧바로 정론관으로 가 기자회견을 했다. "김동철 의원은 본 의원과 150만 대전시민, 새누리당 전 의원들께 마음 깊은 사죄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김 의원은 본 의원을 향해 있을 수 없는 막말을 자행하고, 150만 대전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새누리당 의원을 저질 의원이라고 하면서 본회의장 대정부질문을 파행으로 이끌어 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김 의원의)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윤리위 제소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고, 다음 날 실행(제소)에 옮겼다.

이 의원은 7일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대정부질문 속기록을 보고 '당시 본회의장이 시끄러워 분간이 안가 그랬다'며 미안하다고 하더라"면서 "다만 대전시민까지 거론한 부분은 시민들께 공개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옹호론과 비판론 경계 선 충청권 대표 '강성 친박'

대전 동구청장 출신인 이 의원은 19대 국회 초선의원으로 중앙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원내대변인과 당대변인을 하며 집권 여당의 '입'으로 활동하며 대야(對野) 공격수 역할을 했다. 특히 같은 당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과 함께 대표적인 '충청권 강성 친박(친 박근혜)계'로 불린다.

지역에서는 "그런 의원들도 있어야 지역에 뭐 하나라도 더 가져오고, 충청권을 홀대하고 무시하는 세력에 맞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옹호론과 "(언행이)거칠고 과할 때가 많다"는 비판론이 공존한다.

김태흠·이명수 "이장우가 뭘 잘못했나..김동철 의원이 잘못"

재선인 이 의원은 충청권 대표
최근 한 언론매체는 이 의원을 '막말 대마왕'이라고 표현하며 자극적인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안만큼은 충청권 동료 의원들도 이 의원을 적극적으로 감싸는 분위기다.

김태흠 의원은 6일 국회 출입 충청권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장우 의원이 뭘 잘못했나. 잘못한 것도 없는 사람이 왜 유탄을 맞아야 하느냐"며 해당 언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7일 오전 기자와 만난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도 "(이번 건은)누가 뭐래도 김동철 의원의 잘못"이라며 이 의원을 두둔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충청권 의원들의 결집을 이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목청 큰 이장우, 전대 성공해 '충청 목소리' 낼까

자신의 강성 이미지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 이 의원은 이렇게 언급했다. "지난 총선 때 지역의 이익을 대표하고, 대전 발전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범처럼 싸우겠다고 했다. 또 평소 제 목소리가 커서 그렇게 비쳐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상대에게 험한 말을 하진 않는다. 그날 속기록을 봐도 존댓말을 했잖은가. 과거에도 (나는)막말을 한 적이 없다."

이 의원은 다음 달 9일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최고위원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면 공식 출마선언을 하겠다고 한다. '대전 쌈닭(싸움닭의 준말)'이 '충청의 범'이 되려고 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