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코골이 때문에 매번 가족들에게 볼멘 소리를 들었던 A씨(남, 36)는 최근 워크샵에서 직장 동료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평소 코골이가 굉장히 심한 편이라 워크샵을 떠나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는데, 옆 자리에서 함께 잠을 잤던 동료가 오히려 숨을 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조용하게 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코골이가 자연스레 줄어들었겠거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날 이후 A씨의 피로감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극심한 피로에 졸음 운전으로 사고가 날 뻔하던 어느 날, 위험을 감지한 A씨는 병원을 찾게 되었다. 진단 결과 A씨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였다.

이는 비단 A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코골이는 남성의 40% 가까이가 겪고 있는 흔한 수면질환 중 하나로, 40대가 넘어갈수록 또 여자는 폐경기 이후 더욱 심해진다. 코골이는 주변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넘어 본인의 건강까지 위협하는데, 특히 심할 경우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닫혀 잠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 멈춤이 일어나 공기가 폐로 통과하지 못해 저산소증이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통계적으로 코골이 환자의 약 50%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질환은 수면 방해로 주간 졸림 증상, 불안감, 우울증 등을 발생시킨다.

더 큰 문제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숨이 막히면서 신체조직에 분포해야 할 산소가 부족해져 각종 합병증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물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기도 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수면무호흡증은 치료가 필요한 일종의 ‘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치료법이나, 최근에는 높은 재발 확률과 부작용, 합병증에 대한 위험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양압기’는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특히 수면 시 혀의 뒷부분이 밀려나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가 발생하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양압기 치료에서는 기계가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필터로 거른 다음, 코에 씌운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불어 넣는다. 이 공기가 기도 안의 음압을 중화시키고 기도 내에 압력을 약간 높여주어 기도가 막히는 것을 막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해준다. 다만 양압기는 초기 적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양압기 사용법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지원이 이루어지는 병원을 선택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 검사로 정확한 수면 상태를 평가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법을 모색해야 한다. 수면다원 검사는 하룻밤 동안 수면 검사실에서 수면을 취할 동안, 뇌파와 안전도, 근전도, 심전도, 호흡기류측정 장치 등에서 나오는 자료를 종합하여 증상의 정도를 판단하는 검사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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