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중앙공원 ‘금개구리 서식 환경’ 조사 착수

장민호 박사팀 현장 방문, 금강환경청-시민연합-생태협 등 참관
서식지 적합성과 개체수 조사 본격화…향후 다자협의체 구성 관건

국립생태원(이하 생태원)이 지난 20일부터 세종시 중앙공원 내 금개구리 서식에 관한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다자협의체 구성이 관건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금개구리 개체 수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중앙공원에 대한 개발 또는 (일부) 보존 논의도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생태원은 현재 ‘논’으로 경작이 되고 있는 중앙공원 2단계 구역이 금개구리 서식지로 적합한 지를 분석하게 된다.

또 지난 2014년 금개구리를 이곳으로 옮길 당시 2만5000여 마리 개체수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도 들여다 보게 된다. 올 들어 LH의 용역 결과, 5000여 마리로 줄었다는 분석이 맞는지 재검증하겠다는 것. 

모두 4명으로 구성한 국립생태원 장민호 박사팀은 이날 오후 4시 세종시 중앙공원 2단계 구역을 방문, 앞으로 조사 방향과 계획의 틀을 짜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생태도시협의회(이하 생태협) 2명과 세종바로만들기시민연합(이하 시민연합) 2명,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유역청) 자연환경과 직원 2명이 동석해 ‘중앙공원 해법 찾기’에 머리를 맞댔다.

시민연합과 생태협이 금개구리 보존 방식과 2단계 구역 개발방안을 놓고 견해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키를 생태원이 갖는 모양새다.

생태원도 이 부분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한정된 시간과 인력으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힐 경우 중앙공원에 대한 해법이 다시 공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개 단체를 넘어 세종시민 대부분이 '생태원의 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수용하겠다'라는 총의가 모아지지 않은 부분에서 그렇다.

다만 이날 생태협과 시민연합을 대표해 현장을 찾은 양 단체 관계자들은 “향후 조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생태원과 환경청은 이날 별도의 회의를 열고 향후 조사계획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생태원은 이날 밤에 처음으로 야간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다자협의체’를 구성하고, 그 틀 안에서 상호간 신뢰하고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태다.  이는 이해찬 국회의원을 비롯해 행복도시건설청, LH, 세종시 등이 조속한 시일 내에 다자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현재 다자협의체 구성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복청, LH, 세종시, 환경청은 이미 다자협의체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환경부는 일단 첫 논의 자리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생태협 측도 잠정적으로나마 참석자 명단을 제출했다.

반면 시민연합과 입주자대표협의회(46개 아파트 단지 회장)는 생태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다자협의체 구성 및 운영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금개구리 개체수와 현재 서식환경의 적합성 조사가 끝난 뒤 협의체 구성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생태협은 22일 실질적인 다자협의체의 조속한 개최를 재차 촉구했다.

생태협은 “협의체 지연이 불필요한 논란과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며 “더욱이 중앙공원의 완공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생태협은 행복청에 대해서는 그동안 소극적 대응으로 논란을 확산시킨 만큼 다자협의체 구성을 위해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금개구리 서식지로 논이 적절치 않다’는 논리에 반대되는 보고서와 논문을 작성한 저자를 초빙해 과학적이고 공정한 검증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견도 표명했다.

앞서 행복청은 지난 21일 다자협의체 참가를 독려하는 2차 공문을 각 단체에 보냈다.

행복청 관계자는 “모든 논의를 보다 투명하게 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게 다자협의체 구성의 취지”라며 시민연합과 입주자대표협의회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