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재학중인 A양(여, 18)은 최근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잠으로 인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책상에 앉아도 집중이 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조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성적도 떨어지게 됐다. A양은 “수업시간마다 참을 수 없는 졸음으로 인해 선생님께 지적 받기 일쑤, 심지어는 아침에도 제때 일어나지 못해 지각 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이야기 했다.

위의 A양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 볼 것이 바로 ‘기면증’이다. 기면증은 주로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수면질환으로 집중과 활동이 필요한 낮 시간에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졸음이 쏟아지는 수면질환이다. 이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자칫 위험한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심한 졸음과 무기력증, 가위눌림, 탈력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기면증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 때 탈력발작은 주로 심하게 웃거나 화를 낼 때 등 감정 변화의 갑작스러운 자극으로 운동근육이 이완되어 얼굴 근육이 일그러지거나 온 몸에 힘이 빠져 쓰러지는 경우를 일컫는다. 선잠이 들어 착각과 환각에 빠지는 것도 기면증의 특징적인 증세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금까지의 연구로 토대로 분석해보면 뇌 속의 하이포크레틴 부족이 주된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의 뇌를 깨워주는 역할을 하는 하이포크레틴이 부족하면 깨어있는 힘이 상대적으로 매우 약해지게 된다. 실제 기면증 환자의 뇌를 연구해보면 하이포크레틴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정상인에 비해 크게 줄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면증으로 진단되면 우선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게 된다. 그러나 완치를 위해서는 각성을 유도하는 하이포크레틴이 자연적으로 일정량 만들어질 수 있는 조건이 생성 되어야 하는데, 연구가 진행되는 단계인 현재까지는 완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기면증 치료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증상들을 잘 조절하여 일상생활에 영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기면증 증상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극심한 졸음’이다. 그러나 졸음 자체는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이므로 수면다원검사와 주간입면기반복검사 등 체계적인 검사 시스템을 통해 낮 졸음 검사를 시행, 잠이 드는 속도와 잠 들었을 시 수면단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검사를 하기에 앞서 야간수면다원검사도 실시하게 되는데, 이는 야간수면 상태를 체크해 기타 수면 장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야간 수면과 낮 졸음 관계를 분석해 보다 철저한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기면증 환자의 대부분은 심한 낮 졸음으로 학업이나 업무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게 되는데, 그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바로 ‘게으르다’, ‘의지박약’ 등 주변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이다. 그러나 이들이 느끼는 졸음은 정상인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강력하며, 결코 의지로 버텨낼 수 없을 정도의 졸음이다. 평범한 생활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 하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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