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혁의 에베레스트 트레킹] <14>루클라~카트만두, 준비물에 대한 의견

- 코스; 루클라에서 비행기로 카트만두 이동 후 카트만두에서 휴식 및 관광
- 카트만두 숙소; Sacred Valley Hotel
- 날씨 및 기온; 맑음. 카트만두 영상 30도 넘는 더위

 

05시 기상. 05시 30분 호텔에서 빵과 차로 간단하게 조식을 한다. 걸어서 5분여 거리인 루클라 공항으로 이동해 탑승수속을 밟는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Sita Air’ 경비행기다. 안개 때문에 10여일 전 카트만두에서 이곳에 올 당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해 결국 헬기를 이용한 기억 때문에 기다림이 초조하다. 다행히 ‘Yeti’, ‘Tara’ 등 타 항공사 비행기가 속속 착륙을 한다.

07시 20분 우리 비행기가 도착한다. 승객들이 내리고 10분만인 07시 30분 출발한다. 루클라 공항의 활주로는 세계에서 가장 짧다고 한다. 길이 460m, 폭 20m에 불과한데다 12도 가량 경사져있어 마치 항공모함에서의 이착륙을 연상케 한다.

땅의 기울기로 인해 착륙 시 감속 역할을 해주고, 반대로 이륙 시 가속 역할을 해준다. 이륙을 하자, 1명뿐인 승무원이 솜과 사탕을 하나씩 나누어준다. 솜은 비행기 소음이 커서 귀를 막는 용도다. 이 경비행기는 좌석이 좌우 1열씩 총 2열의 12인승 미니 프로펠러 비행기다. 작아선지 꽤나 흔들린다.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다.

하지만 곧 나타나는 환상적인 설산 연봉의 환상적인 풍경으로 인해 흔들림으로 인한 두려움은 곧 잊힌다. 약 50분 만에 드디어 카트만두에 무사히 도착한다. 안도의 숨이 절로 나온다.

09시 일단 호텔로 와 각자의 방에서 씻고 휴식을 취한다. 호텔은 10여일 전 카트만두에 처음 왔을 때 묵었던 호텔이다. 호텔 방에 들어온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샤워다. 무려 13일만이다. 처음 카트만두 이곳 호텔에 왔던 15일 밤에 샤워를 했으니 정확히 13일만이다. 기록적이다. 우선 머리를 감으려니 머리카락이 뻑뻑해서 샴푸가 제대로 칠해지지도 않는다. 무려 샴푸를 5번이나 칠했다. 샤워를 마치고 속옷을 갈아입으니 매우 개운하다.

점심으로 초면을 먹은 뒤 15시쯤 외국인거리로 유명한 타멜거리에 나가 어슬렁거린다. 쇼핑에는 별 흥미가 없지만 자동차와 오토바이, 릭샤, 내외국인 보행자가 한데 얽혀 혼잡한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 매연이 매우 심하다. 주범이 오토바이로 보인다. 조금 걷는데 피로감이 엄습한다. 경희 말이 내 얼굴과 엉덩이, 배가 빠졌다고 한다. 수염은 제법 자랐다.

18시 축제(festival)라는 한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 맥주로 만찬을 즐긴다. 식사 후 맥주 2병을 더 사서 숙소로 돌아와 한잔을 더한 뒤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힌다. <계속>

준비물에 대한 견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습관이나 체력 등이 반영된 사견이다. 또한 시기(필자가 다녀온 4월 말)나 날씨, 트레킹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 활용도 매우 높음

- 마무트 얼티메이트 후디 재킷 & 라푸마 노랑색 합성충전재 후디 재킷; 입었을 때 편했고, 겹쳐 입기 좋아 활용도 가장 높았음. 특히 마무트는 윈드스토퍼에 옆구리 지퍼를 통해 추위와 더위에 대한 온도조절하기 쉽고 모자가 달려있어 가장 애용한 옷.

- 비니(beanie); 6년 전 안나푸르나 트레킹 시에도 애용했던 OR 비니. 고산증에 대비해 매일 모자를 쓴 채 취침.

- 휴대전화; 수첩 대용 메모장, 시계, 음악 감상용으로 활용. 배터리 절약 위해 줄곧 비행모드 상태를 유지했으며, 롯지에서의 유료 와이파이는 사용하지 않음. 보조배터리 필수.

- Nalgene 및 Laken 물통 & 보온주머니(보온파우치), 핫팩; 침낭 속 보온용으로 활용.

- Lip Balm 및 핸드크림 등 로숀, 선크림, 선글라스, 모자, 장갑; 장시간의 야외활동에 필수

- 기타 등산화, 스틱, 배낭, 속옷, 양말, 장갑, 모자 등은 따로 언급할 필요 없이 중요함. 주간 트레킹 중 옷차림은 4월 말이어선지 우리의 봄가을 수준. 밤엔 온도가 떨어지고 고산증에 대비해 보온에 신경 써야 하므로 우모복 같은 보온의류 필수.

- 컵, 랜턴도 매우 중요

2. 활용도 낮음

- 순토 시계(Suunto Core black yellow); 취침 시 팔에서 벗어 방안에 뒀는데 단 4일만에 배터리 방전. 방안이 춥긴 했지만 엄청 추운 것은 아닌데 생각만 하면 짜증이 확 치민다. 이후 휴대전화를 24시간 켜놓음.

- 우모버선 & 우모바지, 고어텍스 재킷; 활용도 떨어졌지만 대비는 잘해야 하므로 지참 필요.

- 아이젠 및 스패츠;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는 해야.

- 삼각대; 여행 중 언제나 계륵 같은 존재. 열정이 크다면 당연히 가져가야 하나 이제는 열정이 많이 식다보니.

3. 없어도 되지만 잘 준비한 것

- 기념사진 촬영용 플래카드 & 각자 서명한 유성펜, 4각형 소형 깃발(롯지 벽에 부착)

- 포터 선물용 문구 세트
- 책; 이번 트레킹에 잘 어울리는 박범신의 소설 ‘촐라체’를 준비. 그러나 고도 때문인지 조금만 읽어도 금세 머리 아파오고 눈이 침침해짐. 그래서 결국 많이 읽지 못함.

4. 아쉬운 품목

- 간식; 열흘 넘도록 장시간 걸으므로 피로회복 및 영양보충에 좋은 것으로 충분하게 준비했어야. 예를 들면 육포, 견과류, 사탕 등.

- 양말 및 속옷; 5개씩 준비해서 조금 빨고, 2~4일씩 착용했으나 큰 무게나 부피가 아니므로 조금 더 가져가도 괜찮을 듯.

- 28~300 캐논 렌즈; 필터가 깨져 제대로 사용을 못했으며, 너무 무거워 허리가 아플 지경.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8일 정도는 보조가이드에게 맡김. 후레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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