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재학당 창립 131주년, 나눔·섬김의 '청년 아펜젤러' 양성

급속한 학령인구 감소와 구조조정 가속화로 대학이 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 <디트뉴스>는 지역의 대학 총장들에게 대학의 현주소와 생존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정부가 처음 실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대전지역 4년제 대학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우수대학으로 선정되었으며 올해부터는 국내외 취·창업 거점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배재대학교 김영호 총장은 배재대를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청년 아펜젤러를 양성하는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청년 아펜젤러’를 길러내는 것이 배재의 교육철학이자 목표인데 아펜젤러는 1885년 배재학당을 설립해 한국의 교육발전에 헌신한 미국 출신 선교사다.

배재학당은 올해로 창립 131주년을 맞았으며 학교법인 배재학당 산하에는 배재대를 비롯해 배재중·고등학교, 배재대 부속 유치원 등 4개의 교육기관이, 서울 정동에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있다.

‘청년 아펜젤러’는 끝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가치 창조하는 창의적 개척자

김 총장은 '청년 아펜젤러' 정신에 대해 "청년 아펜젤러란 첫째, 공동체 속에서 상생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실천적 지성을 가진 청년을 말하며 둘째 공감과 소통으로 미래사회 창조에 협력하는 전인적 감성을 지닌 청년, 마지막으로 끝없는 도전에 모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창의적 개척자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어 "이런 인재상은 이 땅에 최초의 서양식 대학부를 세운 아펜젤러 선교사의 정신을 이 시대에 구현한 배재만의 인재상"이라면서 "배재학당 설립 이래 131년 동안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당훈을 바탕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청년 아펜젤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대학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김 총장은 "대전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 대학들이 위기에 직면한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라며 "그동안 대학들이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와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대학의 공통 현안 중 하나가 청년 취업문제"라며 "스펙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올바른 가치관과 기본에 충실한 인재를 키워내고 기업은 이런 인재를 채용해 사내대학이나 위탁교육을 통해 기업의 체질에 맞는 인력으로 조련하는 풍토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배재대는 학생 개개인의 자질과 특성에 맞춰 ▲학습역량 ▲진로역량 ▲봉사 및 도전 ▲생활역량 강화 등 4개 분야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실천하고 있다.

김 총장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 모두 배재인으로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즐거운 대학, 흥미로운 대학으로 만들고 소외될 수 있는 학생들에게 빠른 적응력과 함께 자존감을 키워 중도탈락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대학=좋은 대학 지방대학=좋지 않은 대학’ 잘못된 인식 개선해야

그는 우리나라의 고질적 병폐인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해 "수도권 대학은 좋은 대학, 지방대학은 좋지 않은 대학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책적으로 해결할 것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 총장은 해법으로 균형적인 지방대학 발전 정책을 제시했는데 "직접적인 재정지원 정책과 함께 현 정부의 지방대 활성화 정책인 ‘공공기관 지방대 출신 취업 할당제’를 확대하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책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학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조했는데 "대학의 위기는 오직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고 해당지역의 사회 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 및 경제계, 대학이 적극 협력해 평생교육체계 구축과 산학협력 강화 등 상생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배재대는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해 대전국제교류센터, 대전광역새일센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대전인생이모작지원센터, 청소년성문화센터, 다문화지원센터와 교육센터 등 지차제의 각종 위탁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김 총장은 "대학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공공재로서 대학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협력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연계 사업을 적극 추진해 상생 시스템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 “대학생활 반드시 직업 갖기 위한 과정만은 아니야”

자신의 대학생활을 돌아본 그는 "우리 시대 학창시절은 꿈과 낭만이 넘쳤는데 요즘은 1학년 새내기부터 취업이라는 절대과업에 목매여 있는 것 같아 인생 선배로서 안타깝다"며 "취업 고민도 중요하지만 대학생활이 반드시 직업을 갖기 위한 과정만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도 가질 것을 권한다"고 했다.

지난 2011년 배재대 제6대 총장에 취임해 연임 중인 김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 2월까지인데 그는 "대학의 경쟁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학생 모두가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청년 아펜젤러’로 성장해 각자의 삶을 개척하고 그 속에서 보람을 찾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장은 배재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독일 트리어대에서 사회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1년 배재대 교수로 부임, 기획처장 등을 거쳐 지난 2011년 3월 제6대 총장에 취임한 뒤 7대 총장까지 5년째 대학을 이끌고 있다. 임기는 오는 2019년 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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