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초청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 지역구 현안 총출동


대전시가 국회 입성에 성공한 20대 총선 당선인들을 한 자리로 불러 시정현안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부탁했다. 당선인들은 이구동성 협력을 다짐하면서도 자신의 지역구 현안에 대한 우선해결을 강조했다. ‘초당적 협력’이란 말을 무색케 만드는 대목.

20일 오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급 공무원, 이장우(동구), 이은권(중구), 박병석(서구갑), 박범계(서구을), 조승래(유성갑), 이상민(유성을), 정용기(대덕구)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초청 시정간담회’가 열렸다.

권 시장은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여기 계신 당선인들의 선수(당선 횟수)를 합치면 17선, 평균 2.4선”이라며 “대전 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로 향후 지역발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권 시장은 “당선인들의 선거공약을 분석해 보니 모두 193건이다. 공약이행을 위해 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당선인들도) 각자의 당 소속이 있지만 지역현안을 해결하는데 초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선인들도 인사말을 통해 ‘초당적 협력’에 공감을 표시했다. 균형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러나 이택구 시 기획조정실장의 시정현안 보고 이후 본 발언이 이어지면서, 당선인들은 지역구 현안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초당적 협력하자며 지역구 현안 챙기기만 치중

이상민 당선인(더불어민주. 유성을)은 유성 서북부 첨단산단 개발과 교통소외지역에 트램노선이 닿을 수 있도록 지선을 확충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하수종말처리장 금고동 이전 계획으로 인근 주민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이 지역에 적절한 개발이 이뤄지면 수용할 뜻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성서북부 개발을 강조했다. 

정용기 당선인(새누리. 대덕구)의 경우, 회덕IC 동측 진입도로 건설, 갑천고속화도로 유료화 폐지 등을 주장했다. 그는 갑천고속화도로 유료화 폐지에 대해 “예전엔 시 내부 도로였지만, 지금은 광역도로 기능이 추가되는 등 도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장우 당선인(새누리. 동구)은 자신의 지역구인 천동, 소제동 등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대한 대전시의 무관심을 질타하며 시 차원의 협력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중앙정부를 어렵게 설득해 국토부와 LH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시장·구청장이 방문도 하지 않는 등 무관심하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송자고택 이전, 도시공사의 사업성격을 도시재정비 쪽에 맞출 것 등도 함께 요청했다.

 
이은권 당선인(새누리. 중구)도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대전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없는데, 3대 하천에 관광열차를 설치해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해 보면 어떻겠느냐”며 목척교 인근 라바댐 건설, 중촌근린공원 조기 완공 등도 요구했다. 도시철도2호선 사업을 1, 2단계로 나눠 진행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원도심 활성화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이 당선인의 견해다.  

박범계 당선인(더불어민주. 서구을)은 대전이 동서축으로 갈리는 현상을 우려했다. 여야 지지성향 등 정치적인 지형, 원도심과 신도심 등 경제적인 지형이 모두 동서축으로 대비되고 있다는 의미. 그는 “대전시가 시정현안을 너무 교통인프라에 맞춰 고민하는 것 아니냐”며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이냐에 대한 깊은 고뇌가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조승래 당선인(더불어민주. 유성갑) 또한 “장기적인 대전의 비전을 만드는데 주력해 달라”고 박범계 당선인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을 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논리와 가치를 만드는 일”이라며 “정파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드는데 시장이 중심이 돼 노력해 달라”고 언급했다. “예산이 수반되는 현안에만 매몰되지 말고, 제도와 법령을 개선하는 비예산 분야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지역 국회의원 중 최다선(5선) 고지에 오른 박병석 당선인(더불어민주. 서구갑)은 기업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대전의 중장기 발전방향, 즉 먹거리 창출을 위해 어떤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 것이냐에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란 것이다. 그는 지역구 최대현안인 도시철도2호선 사업에 대해서도 시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 당성인은 권 시장을 향해 “(트램 건설 계획이) 원안대로 가고 개통 역시 동시개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확실하게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권선택 “트램, 전 노선 완공시점 맞출 것” 논란확산 경계

권선택 시장은 당선인들의 다양한 주문을 일일이 메모한 뒤, 간략하게 대전시 입장을 설명했다. 이상민 당선인의 트램지선 확충 요구에 대해서는 “교통소외 지역이 없도록 트램 지선을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정용기 당선인의 회덕IC 접근도로 확보 요구에도 “당연하다”고 답했다. 다만 갑천고속화도로 유료화 폐지에 대해서는 “민자사업으로 (대화)상대가 있는 사안”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장우 당선인이 제기한 ‘주거환경개선에 대한 무관심’ 질책에 대해서는 “의지가 없는 게 아니고 재정부담이 커서 그렇다”고 해명했으며, “송자고택 이전 문제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은권 당선인의 천변 관광열차, 대전천 라바댐, 보문산 관광벨트 구축 등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하며 “여러가지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조승래 의원이 제기한 중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목표설정, 논리와 가치의 개발 문제에 대한 권 시장의 입장은 “이미 준비돼 있고, 많은 것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귀결됐다. “시정현안을 보고하면서 예산이 수반되는 사항 위주로 담았지만, 신성장동력에 대한 계획 등에 대해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추후 보고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끝으로 박병석 당선인의 도시철도2호선 원안 추진 요구에 대해서 권 시장은 “1,2단계 개발이런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듯, 완공시점을 거의 비슷한 시기로 맞추겠다”며 더 이상의 논란확산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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