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한·인치견·안상국 3파전 예상…시민단체, 공개토론회 제안

천안시의회 7대 후반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종한, 인치견, 안상국 의원.(왼족부터)

천안시의회가 7대에 들어 바닥을 쳤다. 각종 비위로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22명의 의원 중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공여로 의원직 상실 1명, 알선수재 실형 1명,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 혐의 검찰 고발 4명, 음주운전 1명 등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CCTV설치사업에 특정업체를 밀어주고 대가를 받기로 약속한 혐의(알선뇌물약속)로 1명이 법정구속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천시협)는 이런 실망스러운 모습에 전반기 의장단 전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사퇴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시의회의 실추된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7월 1일 예정된 후반기 원구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반기 의회에 대한 기대는 단순히 새로운 의장단 구성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전반기에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사명을 감수해야 한다. 새로운 선출방식 도입여부도 주목해야 할 사안.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온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을 중단하고 투명한 방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시의회가 어떻게 부응할 지도 지역정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종한-주일원, 인치견-유영오 러닝메이트, 최다선 안상국 물망

더불어민주당(더민주) 12명, 새누리당 9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 7대 시의회. 6월 임기를 마치는 전반기 의장단은 더민주에서 의장·운영위원장·총무환경위원장을, 새누리에서 부의장·복지문화위원장·건설도시위원장을 나눠 맡고 있다. 

후반기의 경우 다수당, 다선 의원 공식에 의해 더민주에서 의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 중 3선의 전종한, 인치견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이미 그동안 의장직에 대한 도전의사를 밝혀왔으며, 최근에는 전종한-주일원, 인치견-유영오 의원이 부의장 러닝메이트로 짝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기 의장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치견 의원은, 전반기에 발생한 각종 물의와 관련한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런 이유로 의장단 외의 더민주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실익보다는 명분과 대의를 쫓았던 그동안의 성품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전반기 총무환경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종한 의원은 당에 얽매이지 않고 의원들과 두루 친분을 갖고 있는 점이 강점. 특히 초선의원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초선의원이 과반(11명)이나 되기 때문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과 함께 원내 최다인 5선의 안상국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최다선으로 가장 많은 경륜을 지녔다는 강점이 있지만, 소수당인 점, 전반기 부의장으로서 시의회 의정평가에 대한 책임론 측면에서 앞의 두 사람보다는 불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단체 ‘교황식 선출’ 제동…공개 토론회 추진

후보군 못지않게 의장단 선출방식 변화여부도 관전 포인트. 그동안 입후보나 정견발표, 공약제시 등의 과정 없이 의원별 무기명 투표로 이뤄진 ‘교황선출방식’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월 4일 천안시청브리핑실에서 천안시의회의 실추된 도덕성을 비난하며 의장단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천안시민단체협의회 기자회견 모습.

‘교황선출방식’은 많은 부작용을 양산했다. 물밑에서 이뤄진 줄서기로 누구는 부의장, 누구는 상임위원장 등의 자리를 약속받았다. 이 과정에서 ‘돈 봉투가 돌았다’는 검찰 조사가 이뤄지면서 ‘매관매직’과 다름없다는 극단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어렵게 원구성이 돼도 갈등과 파행을 야기했다. 

이런 악습을 타파하자는 취지에서 천시협이 6월 초 ‘천안시의회 발전과제와 개선방안 토론회(가칭)’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 자리에 시의원 전원을 초청해 시의회의 청렴도 및 신뢰성과 공익성 확보, 전문성 강화, 개혁과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무엇보다 의장 후보들이 어떤 견해를 갖고 있고,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청취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적인 절차로 의장단을 선출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

천시협 관계자는 “이미 의장 후보군에 오른 의원들은 토론회 취지에 공감하고 참석의사를 밝혔다. 의장단 선출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아울러 의정활동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기존에 공개된 본회의, 시정질문 영상 외에도 상임위원회, 예산심의까지 모든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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