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계·학계, 충청대망론 신중한 견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대망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는 시점에 충청권 출신인 반기문(71)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방한한다. 그동안 잠재적 대권 주자로 꾸준히 주목 받았던 반 총장이기 때문에 그의 이번 일정과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 총장의 방한에 충청권의 반응도 뜨겁다. 소위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지역 출신 인사들의 견해와 입장도 제각각이다.

45년 지기 임덕규 반사모 회장 "아직 대망론 얘기할 때 아냐"

충청권 출향 명사 모임인 ‘백소회’와 ‘반기문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반사모)’ 회장을 맡고 있으며, 반 총장과는 45년 지기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은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반기문 대망론은 아직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연말까지는 (대권 출마여부에 대해)말씀 하시면 큰일 난다. 국제관계라고 하는 것과 유엔 헌장이 굉장히 엄격하다. 본인께서 법을 위반하는 분도 아니고 신중하시니까 예상하기는 그렇지만 (직접적인 말씀을)해서는 안 된다”면서 “본인도 한번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금년 말까지 아주 훌륭하고 위대한 유엔 사무총장이 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위치를 잘들 모르시니까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데, 유엔 사무총장은 외교관이 아니다. 세계적인 정치의 큰 정치 지도자”라며 “욕심이라기보다 그 분은 나라 위해 청렴결백하고, 누구보다 충성심이 강하다. 우리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대권 출마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충청 잠룡 정우택 의원 "지금 대권 후보 언급 정치권과 본인에 도움 안돼"

또 반 총장과 함께 충청대망론의 잠재적 주자 중 한명인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4선, 충북 청주상당)은 지난 24일 배재대 특강을 통해 이런 견해를 내놨다.

“내가 아는 반 총장의 성품으로 봐서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본인이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봐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래서 출마 여부는 반반으로 본다.”

이어 25일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선 “지금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자꾸 대권 후보로 언급하는 건 우리나라 정치에도 바람직하지 않고, 반 총장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께서 출마해도 두세 명의 연대나 동행자가 있어야 한다. 반 총장께서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혼자 가는 길은 외롭다고 본다”며 자신의 대권 도전 의지도 내비쳤다.

육동일 교수 "정계개편 변수, 충청권 단합·결집해야"

충남대 육동일 교수(자치행정학과)는 이날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반기문 대망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중하게 답했다. 그는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여권에서 반 총장을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는 것 같다. 일련의 행보를 보면 반 총장도 (대권에)뜻이 없는 것도 아니다. 출마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지금 여당이 내부 갈등을 비롯해 (반 총장을)꽃가마 태워 모셔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분위기다. 지금의 역학구도에서 작용하기보다 정계개편과 변화 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검증과정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야권에서도 그런 것들을 묵인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점에서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7개월여 남았긴 하지만, (대권 출마에 대해)예측 가능한 언행이나 처신이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계속해서 “영호남의 극한 대립 속에서 충청권이 주도적으로 끌고 가 대망론까지 완성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는 굉장한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영호남 속에서 이 문제가 조절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충청권이 내실을 기하고 단합과 결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청권 출신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공주·부여·청양)와 홍문표 사무총장 직무대행(홍성·예산)이 25일 반 총장의 제주포럼 일정에 참석, 면담이 이루어질 지 여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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