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래정치아카데미 특강, 당내 비판 등 쏟아내


4선 고지에 오른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반기문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임하며 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

정 의원은 24일 저녁 배재대학교 스마트 배재관에서 열린 미래정치아카데미 특강 연사로 나서 ‘혁신’을 주제로 약 90분 동안 열띤 강의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반기문 총장에게 동행자가 있어야 한다. 그가 야당의 폭탄에 만세를 부르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지 않나. 반 총장과 서로 완주하는 사람을 도와주자는 정도의 연대, 동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선출마 의지를 밝혔다.

반기문 총장과 함께 대선레이스에 뛰어들겠다는 의지표현이다. 시작은 페이스메이커지만, 반 총장 낙마시 자신이 여권의 대표주자로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함축돼 있다. 

정 의원은 현재의 정치여건이 ‘충청 대망론’을 펼치기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는 “충청권 의석수가 3석 늘어 호남이나 TK(대구·경북)에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 50년 집권했던 영남에서 이번엔 뚜렷한 인물이 없다”며 “그래서 반기문 대망론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실제로 대선에 출마할지, 대선레이스를 끝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았다. 정 의원은 “내가 아는 반 총장의 성품으로 봐서는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본인이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며 “그래서 출마 여부는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반 총장의 출마를 전제한다 해도) 연말 유엔총장 임기를 끝내고 곧바로 귀국할 수 있는 것인지, 대선에 뛰어들어 완주할 수 있을 것인지 변수가 너무 많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혁신의 리더십 아닌 비겁한 리더십"

총선 패배 뒤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 내부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연 주제인 ‘혁신의 리더십’에 견줘 새누리당의 리더십을 ‘비겁한 리더십’이라고 칭했다.

정 의원은 “선거에 참패했다. 내각제 같으면 정권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당 수뇌부란 사람들이 다 도망갔다. 김무성 대표부터 최고위원 했던 사람들은 뭔가. 내가 김무성이었으면 국회에서 무릎 꿇고 국민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진박 감별사라고 했던 사람은 선거 끝나고 모든 회의에 나오질 않고 숨어 있다”며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숙하면 용서받을 수 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을 겨냥한 비판이다.

정우택 의원은 “내년에 호남발 정계개편이 이뤄지는 등 정치권이 출렁일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내가 자민련 경험이 있지 않나. 국민의당은 38석을 가지고 대통령 만들기 어렵다”며 “호남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불안정함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내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우택 의원이 특강에 나선 미래정치아카데미는 한국공공행정연구원(원장 최호택, 이사장 김성완)과 디트뉴스 등이 공동 주최하는 대전·충남 정치신인들의 등용문이다. 이번 제7기 아카데미에는 71명의 수강생이 참여했다.

아카데미는 매주 전문가들이 나서 인문학 등 리더십 강연을 펼치고 있다. 내달 14일에는 ‘충청대망론’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특강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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