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까지 동원해 서산 부석사 들이닥쳐 "불상 달라" 억지

왜구에 의한 약탈 문화재일 가능성이 높은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 좌상(불상)에 대해 일본 현지 승려가 취재진까지 동원해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 충남도의회 맹정호 의원 제공)
왜구에 의한 약탈 문화재일 가능성이 높은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 좌상(불상)에 대해 일본 현지 승려가 취재진까지 동원해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충남도의회 맹정호 의원(더민주, 서산1)과 지역 언론 <서산시대> 등에 따르면 일본 대마도 관음사 전 주지 스님과 교토통신 다큐 취재진 등 7, 8명은 15일 오후 2시 경 사전 연락도 없이 부석사에 들이닥쳤다.

이들의 요구는 불상을 돌려달라는 것. 불상은 고려 말 제작돼 부석사가 보관해 온 것으로, 일본에 건너가게 된 기록이 없기에 약탈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2012년 한국 절도범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있던 불상을 절도해 오면서 다시 논란이 되기 시작했고, 지난 4월에는 “원 소유처인 부석사에 인도하라”는 소송까지 제기된 바 있다. 불상은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 중이다.

전후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일본 전 주지는 무턱대고 “불상은 우리 것이니까 돌려 달라”며 왜구에 의한 약탈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호교류 차원에서 불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소 엉뚱한 주장을 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부석사 관계자는 “약탈 문화재가 분명한 만큼 여러분들이 이 불상을 어떻게 소유하게 됐는지를 규명할 책임이 있다”며 인도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소송을 낸 상태이니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결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다만) 같은 종교의 입장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실랑이는 약 3시간 가까이 이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일본 측은 양쪽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을 동석시키고 녹음기까지 사용하는 등 상식과는 먼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의 ‘언론 플레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행히 이를 발견한 부석사 측은 촬영 및 녹취록 등을 모두 삭제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맹정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일본 대마도 관음사 전 주지 일행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서산 부석사에 찾아와 불상 반환을 요구하는 무례를 범했다”며 “이런 적반하장이 있을까. 그 조상에 그 후손”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