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단]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14일(음력 4월 8)일은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이다. 불교에서는 이날을 관등절이라고 하며 정부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 하여 1975년부터 공휴일로 정하여 왔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고대 인도의 샤아카무니 부곶의 정반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옥동자가 태어났으니 그 이름을 싯다르타라 하였다. 그는 태자로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 고행의 길을 택했다. 그는 생명이 있는 것은 머지않아 죽지 않으면 안 되므로 어떠한 즐거움도, 권력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하찮은 것이라 생각하여 좀 더 깊게 생각하기 위해 집을 떠난 것이다.

히말라야 산의 남쪽 기슭을 흐르는 로히니 강변에 석가족의 수도인 키빌라가 있다. 대대로 바른 혈통을 이어 받아 왕이 된 슛도다나(정반왕)는 성을 쌓고, 바르고 착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하였으므로, 모든 백성은 즐거운 마음으로 왕을 섬겼다.

왕의 성씨는 고타마였다. 왕비 마야 부인은 석가와 같은 종족인 코리족 출신이다. 데바다하의 공주로서 왕과는 사촌사이였다. 혼인한 후 오랫동안 아이가 없다가, 2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밤 마야 왕비는 흰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부터 왕비의 태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왕자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 나라의 풍습에 따라 해산을 위해 친정으로 길을 가던 도중, 일행은 룸비니 동산에서 잠시 쉬어가게 되는데 날씨가 화창하고 아쇼카꽃이 만발하여 왕비가 오른 손을 들어 꽃가지를 꺾으려고 하는 순간에 왕자를 낳았다. 그날이 바로 4월 8일이라고 한다. 정반왕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모든 소원이 성취되었다는 뜻으로 왕자의 이름을 싯다르타라고 지었다.

석가모니는 29세 때 고(苦)의 본질 추구와 해탈(解脫)을 구하고자, 처자와 왕자의 지위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하여 2명의 선인(仙人)을 찾아가서 선정(禪定)을 배웠다. 여기에서 그는 당시 출가자의 풍습이었던 고행(苦行)에 전념하였으나 6년간의 고행 끝에 고행을 중단하고 보리수(菩提樹: Bodhi-tree) 아래에 자리 잡고 깊은 사색에 정진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불교를 믿는 목적,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목적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궁극에는 깨달음의 발심(發心)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불교란 '부처의 가르침'이란 뜻으로, 석가모니가 오랜 수행 끝에 진리를 깨닫고 부처가 되어 그 깨달은 진리를 사람들에게 널리 가르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불교는 '부처의 가르침'이란 뜻 외에 '부처가 되기 위한 가르침'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석가모니가 가르친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부처가 되는 길을 밝힌 것'이다. 즉, 사람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른 길을 깨달아 알기만 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부처의 가르침이다.

석가모니는 인간이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에 덧없음을 느끼고 29세 때 집을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가서 오랜 수행과 명상 끝에 진리를 깨닫고 부처가 되었으며, 그 후 인도의 여러 왕국으로 다니면서 깨달은 진리를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당시 인도 각국의 왕과 귀족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석가모니 가르침을 믿고 따르게 되었고 석가모니가 죽은 후에는 제자들이 그의 가르침을 수집, 정리하고 교단을 정리함으로써 종교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석가모니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괴로움 속에 살고 있는데, 그 괴로움의 원인은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을 더럽히고 있는 온갖 욕심과 어리석음과 교만해서 벗어나면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석가모니의 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불교의 사상은 인간을 응시함에 있어서 모든 인간을 대상화하여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나타나 있는 인간의 본성을 자기와 연관하여 보는 것이다.

결국 부처의 가르침은 살고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버리면, 쓸데없는 욕심과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욕심과 두려움이 없어지면, 맑은 마음을 지니게 되어 모든 사람에게 큰 자비를 베풀 수 있다. 자기만을 생각함으로써 걱정이 끊이지 않아 괴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욕심을 버리고 여러 사람을 가엾게 여기면 자비를 베풀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평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 기쁘게 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 석가의 가르침인 것이다.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지능형기계산업육성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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