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까지 공주민속극박물관에서 자연염색특별전

불문학을 전공한 후 항공사에서 승무원 생활을 하던 여성이 서울 생활을 접고 충남 공주에서 전통공예가와 전통음식 전문가로 변신했다.

도영미 씨(45)는 민속학자로 잘 알려진 심우성 전 공주민속극박물관장의 며느리로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1997년 결혼하면서 남편의 고향인 공주에 정착했다. 남편 심하용 씨는 현재 공주민속극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도 씨는 결혼 후 조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시할머니로부터 충청도 반가상차림과 자연염색, 규방공예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반가인 청송 심씨 집안에 갓 시집와 주눅들어 있던 그녀에게 시할머니가 차려주던 밥상의 맛을 못 잊어 도 씨는 밤, 버섯 등 공주지역에서 재배되는 로컬 푸드들로 전통밥상을 차리게 되었다.

민속극박물관 아래 ‘미마지(味摩之)’라는 농가 맛 집이 있는데 이곳에 가면 도 씨가 차려주는 전통밥상을 만날 수 있다. 미마지는 백제시대 문화예술을 담당했던 사람 또는 단체를 이르는 말이다.

공주밤으로 묵을 쑤고 전병을 만들며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과 공주에서 재배한 버섯 등을 이용한 상차림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하다.

도영미 씨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 선정

도 씨는 이런 공로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지식농업인은 지역의 선도 농업인 중 기술혁신 수준, 지역 기여도, 자질 등을 기준으로 현지 실태조사를 거쳐 최종 선정하는데 도 씨는 미마지농업회사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도 씨는 결혼 전 항공사에서 근무하면서 보고 배운 경험과 해외 농촌성공사례를 우리 농촌에 접목시킨 공로로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된 것이다.

도 씨는 농산물 생산, 가공, 판매, 체험(서비스)을 한곳에서 실시하는 농가 수익형 사업 모델을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최대 밤 생산지인 공주지역에서 버려지는 율피(밤 껍질)의 효능에 주목해 천연염료로 개발하는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밤을 활용한 향토음식을 개발하고 이를 농가맛집에 적용해 농산물을 6차 산업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도 씨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재배한 식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드는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반가의 전통 밥상"이라며 "농촌도 살리고 현대인의 건강도 지킬 수 있는 밥상으로 미마지에서는 음식과 함께 밤묵 만들기, 한지공예, 염색 등 다양한 전통체험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29일 오후 3시 공주민속극박물관 내 전통공예관에서 토크콘서트

이런 도 씨가 이번에는 전통공예가로서 이달말까지 공주민속극박물관에서 자연염색특별전을 열고 있다.

다양한 자연염색과 한지공예를 선보이고 있는데 오는 29일 오후 3시에는 공주민속극박물관 내 전통공예관 '소민산방'에서 음식전문가와 전통공예가로서의 도 씨의 삶을 이야기로 풀어 놓을 예정이다.

도 씨는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25호 충청도 설위설경 예능보유자 장세일 선생님을 비롯해 제 44호 서천침선장 예능보유자 이순동 선생님,  유희순’ 대한민국 자수 명장님과의 만남을 통해 전통공예가의 길을 걷게 된 과정과 중요무형문화재 제114호 염색장 예능보유자 정관채 선생님과 작가와의 인연 등을 들려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서예가 박양준 선생과 이번 전시회 작품들을 함께 만들었던 과정도 공개할 예정이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도예가 이재황 선생의 사회로 진행된다.  문의 : 041-855-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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