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3.1운동 中 신문 보도 자료집 발간…증언 등 담겨

“1학년에 다니는 어린 학생이 오른 손에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높이 외치자 일본 헌병은 검으로 그의 오른손을 잘랐다. 오른손이 잘린 학생은 다시 왼손에 한국 국기를 들고 더욱 높은 소리로 독립만세를 불렀다. 그러자 일본 헌병은 그의 왼손마저 잘랐다. 두 손이 잘려 나간 학생은 더욱 큰 소리로 독립만세를 부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검으로 학생의 가슴을 찔렀다” -국민공보(國民公報) 1919년 4월 12일자 제2면 ‘일본인이 부녀를 능욕하는 방법’(日本人凌之辱婦女法) 기사 중.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잔혹한 탄압상을 보여주는 당시의 중국 언론 보도 내용이 책으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연구소)는 한국독립운동사 자료총서 제34집으로 ‘중국신문한국독립운동기사집(Ⅱ)-3.1운동편’(자료집)을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소는 이를 위해 ▲ 민국일보(民國日報) ▲ 중화신보(中華新報) ▲ 시보(時報) ▲ 시사신보(時事新報) ▲ 신문보(新聞報) ▲ 국민공보(國民公報) 등 중국 상해를 중심으로 발간된 6개 신문의 마이크로필름을 수집, 3.1운동 관련 기사를 발췌한 뒤 그 내용을 번역하는 등 약 5년 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소에 따르면 1919년 3.1운동이 발발하자 조선총독부는 평화적으로 진행된 독립만세운동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언론 기관을 철저하게 통제하며 사실을 왜곡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와 독립을 외쳤으며, 이 같은 저항은 외신 기자들과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해외로 전파됐다.

중국 신문은 로이터 통신 등을 통해 소식을 전해 받아 3.1운동 소식을 보도했으며, 선교사들의 목격담과 증언, 한인들의 기고문 등도 실렸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우리들은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두 손 들어 하늘을 향해 나라를 위해 자유와 권리를 요구하였을 뿐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우리를 가엽게 여기여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여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나서서 일본의 이러한 참혹한 학정과 이와 같은 불공평한 대우를 막아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우리들은 이 호소문이 평화회의에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군가 꼭 받아 보실 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시사신보(時事新報) 1919년 3월 25일자 ‘고려 여학생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글’ 중.

이동언 책임연구위원은 “3.1운동 발발 당시 언론이라곤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인 ‘매일신문’이 유일했기에, 중국신문의 기사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일본의 잔학한 탄압상을 잘 드러내는 등 현장성과 사실성을 객관적으로 전해주고 있다”며 “자료집에 실린 중국신문 보도 내용을 우리 측 자료와 비교·검토한다면 3.1운동 당시 일제 식민통치의 실상과 독립운동의 실체를 규명하는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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