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음식 ‘떡볶이’

   
 
새콤달콤 맛깔스런 빨간 양념 잔뜩 묻힌 떡볶이!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분식집 벽에 낙서하면서 떡볶이를 먹었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떡볶이는 원래 적당한 길이로 자른 가래떡에 여러 가지 야채를 섞고 양념을 넣어 볶는 전통음식이다.

매콤하고 달달한 특유의 맛으로 식욕이 없을 때 입맛을 돋궈주면서도 값이 저렴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대표간식이다. 간단한 재료만 있다면 만들기도 쉽고 다른 요리에 비해 많은 재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가정에서도 간식용으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유래
떡볶이는 원래 궁중음식이 명문양반가로 전해졌다가 현재 한국의 거리음식인 떡볶이로 진화됐다. 그렇다면 떡볶이는 언제부터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떡볶이의 유래를 따져보자면 조선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통 떡볶이의 기원은 떡산적으로 본다. 지금과 같이 고추장떡볶이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 등지에서는 떡산적과 같은 떡볶이를 먹었다. 떡산적은 가래떡을 고기와 버섯, 야채와 함께 간장에 볶아 먹는 음식이다. 조선 선조 때 유운용의 문집인 ‘겸암집’에 처음 나오는데 각종제사 때 떡산적을 놓는다고 적혀 있다. 영·정조 시대의 실학자 유득공이 저술한 ‘경도잡지’에도 기록이 나온다.

하지만 떡볶이라는 한글 명칭이 처음보이는 문헌은 19세기말 요리조리서 ‘시의전서’이다. 조선 후기에는 떡산적이 자주 보이는데, 19세기 요리서 ‘규곤요람’에는 해산, 전복 등 해산물을 넣고 떡산적을 만든다고 했다.

   
 
영조의 어머니 ‘동이’마저 참을 수 없었던 맛의 매력 

18세기 중엽 승정원일기에 떡산적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승정원일기’를 보면 영조27년에 임금과 신하가 나눈 대화를 적은 기록에 ‘어머니께서 절편과 떡볶이를 좋아하셨는데 치아가 좋지 않아 잘 드시지 못했다’는 내용이 있다.

영조의 어머니라고 했으면 숙빈 최씨를 일컫는다. 얼마 전 모 방송드라마에 나왔던 ‘동이’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동이가 즐겨먹었던 떡산적은 지금의 떡볶이와는 생김새부터가 다르다. 떡으로 만든 산적형태였다. 산적이란 양념을 한 음식재료를 꼬챙이에 꿰어 석쇠에 얹어 굽는 요리를 말한다. 떡산적은 고기대신 떡을 꿰어 볶은 음식이니 지금의 떡볶이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파평윤씨 종가집과 안동김씨 종가집 떡볶이도 독특한 것으로 유명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2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평양의 생활실태’라는 문헌에도 떡볶이가 보이는데 흰떡, 쇠고기, 파, 미나리, 목이버섯, 석이버섯. 계란, 잣, 참기름, 간장 등으로 요리한다고 했는데 음식의 종류는 떡산적으로 분류해 놓았다.
 
1960년 2월4일자 동아일보에 설날 먹고 남은 떡으로 떡볶이를 만드는 법을 소개한 것이 있는데, 준비물이 흰떡, 쇠고기, 미나리, 숙주나물, 표고버섯, 석이버섯, 간장 등인데 재료 자체가 당시에는 상당히 여유가 있는 집에서 해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12일 ‘고추장떡볶이 원조’ 마복림 할머니 별세

그렇다면 궁중떡볶이가 언제부터 빨간 고추장떡볶이로 바뀌었을까. 검증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지난 12월 12일 향년 91세로 별세한 ‘신당동 떡볶이할머니’로 유명한 마복림씨가 1953년부터 빨간 떡볶이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다. 간장으로만 떡볶이 양념을 하던 당시 짜장면에 우연히 떨어뜨린 떡을 먹고 그 맛에 반해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양념을 만들면서 오늘날 빨간 떡볶이를 만든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런 떡볶이가 70년대 MBC ‘임국희의 여성살롱’ 프로그램에서 신당동 떡볶이골목이 소개된 후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 ‘바보들’이란 떡볶이 집에서는 뮤직 박스를 설치해 DJ가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이 뮤직 박스와 DJ는 대단한 인기였다. 이후 다른 떡볶이 집들도 너도나도 뮤직 박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 세월은 흘러 연탄불은 LPG로 바뀌었고 떡볶이에는 어묵을 비롯해 각종사리들이 등장해 다양화 되었다. 최근에는 떡볶이 프랜차이즈만 35개. 가맹점은 2000개가 넘는다.

대전에도 떡볶이로 유명한 집이 많다. 도청 앞 신지하상가에 바로 그집(254-8925), 둔산동에 행복한 떡볶이(486-9821)·현정떡볶이(477-1588), 중촌동 국민떡볶이(224-8989), 은행동 신당동떡볶이(256-0966), 이모야 떡볶이, 제일떡볶이, 퓨전떡볶이, 싱글벙글 떡볶이가 있다. 또 송강동에 소문난 떡볶이(935-5505), 부사동 신당동옛날떡볶이, 태평동 신당동떡볶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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