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교육지원청 Wee센터 상담 마친 뒤 소감 묻는 인터뷰서 밝혀

   
지난 14일 천안교육청 Wee센터를 찾아 청소년과 상담을 나누고 있는 대전지검 조희진 천안지청장.
 대전지검 천안지청 조희진(49) 지청장이 자신의 아들이 유년시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과거사를 고백했다.

 조 지청장은 14일 천안교육청 Wee센터에서 학교 부적응으로 집중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학생들과 상담을 마친 뒤 기자에게 소감을 밝혀왔다.

 그는 “지역 학생회 임원들을 검찰청에 초청해 견학을 시켜준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아 Wee센터 아이들도 기대하고 보여준 적이 있다. 그런데 소통이 잘 안됐다. 부적응 학생들이다 보니 산만하고, 통제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음의 문 닫은 아이들은 대화도 어려워"

 그는 이어 “법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도, ‘수사’가 아닌 ‘대화’를 하려고 해도, 마음의 문을 닫고 있어 짧은 시간동안은 어려웠고, 결국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접근 방법이 달랐어야 했다. 그래서 작년부터 교육장께 대화 시간을 요청했는데 오늘에야 이루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 지청장은 “이 아이들 중에는 입건만 안됐을 뿐, 형사 처벌 대상자들이 있는데 ‘선도’란 취지로 풀려난 경우도 있다. 막상 대화를 하다 보니, 신변잡기적인 말부터 밝게 얘기했고,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제겐 고 3 아들이 하나 있다. 형제끼리 지냈으면 사회성이 길러졌을 텐데 혼자라 그런지 순하게만 컸다. 아이가 유치원 때 남편을 따라 외국 유학을 다녀왔다. 1학년 2학기 때 돌아와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글을 몰라 힘들어했다”고 털어놓았다. 

 "몸집만 컸던 아들..초등생 때 글도 모르고 작은 아이들에게 당해"

   
그는 "고 3인 내 아들도 초등학교 때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몸집도 뚱뚱했고 공부를 못하니 힘들더라. 체격은 엄청 큰데 수줍어 그런지 작은 아이들에게도 당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공부보다는 사회성을 길러주려 했다. 특히 운동을 많이 시켰다. 덕분에 남편도 아이랑 시간을 가질 기회가 많아져 소통이 됐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친구들도 사귀고, 자기 앞날을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정도로 철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는 부부가 합심하더라도 힘들더라. 1학년 2학기 정도면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는데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조 지청장은 “이 아이들에게는 가정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정신적으로는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그게 안 되면 기댈 곳이 없다”면서 “가정에서 바로잡아 주지 못하니까 아이들이 빗나간다. 커서는 어렵다. 성인이 되기 전에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내가 만약 피해 학부형 입장이었다면 참 속상했을 것이다. 우선은 가정과 학교가 노력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들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쏟는 진짜 이유를 밝혔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희진 지청장은 1987년 사법시험 29회(사법연수원 19기)에 합격하며 검찰에 입문,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 등을 거쳐 지난해 ‘여성 최초 지청장’으로 천안지청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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